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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MOT) -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 아름다운 슬픔 나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못의 감성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의 음악 중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주저 없이 이 곡을 말하고 싶다. 약간의 디스토션이 들어가고, 그다음 리버브로 옷을 입힌, 거칠면서도 따뜻한 이 곡의 음색을 좋아한다. 여기에 사용된 악기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이다! 전반부에 음악은 축 처지는 느낌이다. 모든 악기에 서스테인이 적지 않게 들어가 있고, 패드 역할을 하는 리드 기타는 한 음을 길게 연주하다가 하강한다. 자유낙하 후에 안착한 그 음을 다시 쭉 끌고 간다. 느리고 평화롭다. 하지만 비트가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곧 균열이 생긴다. 못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리뷰 상당히 부드럽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상반되는, 깨져버린 거친 비트가 토대를 깔아준다. 이때부터는 어울리지 않는 두 세력이 충돌하.. 2020. 5. 11.
넷플릭스의 부검 메일(postmortem email) 퇴사 문화 넷플릭스에서는 이직이든 퇴사든 해고든, 회사를 떠날 때 부검 메일(postmortem email)이라는 걸 남겨야 한다. 수신인은 같이 근무한 직원들이다. 메일에는 본인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와 함께 회사에서 배운 것과 회사에 실망한 점 등에 대해 최대한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해고를 당한 경우에는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왜 잘렸는지’를 동료 직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위급 간부가 회사를 떠나는 경우에는 오프라인 미팅인 부검 모임(postmortem meeting)도 갖는다고 한다. 물론 이 미팅의 분위기는 환송회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넷플릭스 퇴사문화 부검 메일이란? 보통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는 인사담당자와 본인의 상사에 한해서만 공식적인 퇴직 면담을 하고, 내용을 기록한다. 그 외에 직장 동.. 2020. 5. 6.
신호등을 건너며 파란불이 켜지기만을 멍하니 기다리고 있다. 어렸을 적엔 신호등이 모두 전구식이었는데 지금은 LED식으로 바뀌었다. 차량 신호등보다도 보행자 신호등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전구일 때는 보행자 기호는 검은색이고, 그 배경에 빨간불 또는 파란불이 들어왔다. 지금은 배경이 검은색이고, 보행자 기호에 LED다이오드가 촘촘히 박혀 빛을 낸다. 전구는 대낮에 역광을 받으면 불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LED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 LED와 전구를 사용하기 전, 최초의 신호등은 가스를 사용했다. 1868년 런던의 국회의사당 앞에 설치되었는데, 가스폭발이 잦았다. 수동으로 작동하는 교통경찰과 주위를 지나다니는 보행자의 인명피해로 인해 금방 석유로 대체되었다. 전기를 사용하는 신호등은 1914년에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최.. 2020. 5. 4.
검정치마 Everything - 완전한 고백의 음악 ‘완벽하다’는 확신을 갖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완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종종 있다. 한 끼의 식사를 예로 들자면 갓 지은 밥과 아삭한 겉절이 김치, 그리고 시원한 콩나물국과 달짝지근한 갈비찜이 놓인 저녁상은 내게 ‘완전하다.’ 하지만 어느 저녁에는 짭조름한 알리오올리오 파스타가 먹고 싶을 수 있으니 ‘완벽하다’고 말하기엔 부담이 되는 것이다. 음악을 듣고 완전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을 때’다. 물론 그 노래가 언제는 내게 빛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감히 완벽이라는 딱지를 붙이기엔 조금 망설여진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 노래는 누구도 리메이크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솔직히 말해 누군가가 그 노래를 편곡한다면 그 아티스트의 음악적 센스 자체를 부정하게 될 것만 같다. 좋고 나.. 2020. 5. 1.
죽기 전에 들어야 할 최고의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 (Stevie Ray Vaughn) ‘Rude’와 ‘mean’.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무례하고’, ‘비열하다’이다. 부정적인 함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두 단어가 떠오르는 이유는 결코 그가 버릇없고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다. 서너 번째쯤 나올 법한 정의에 따라 그가 ‘거칠고’, ‘다루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두 단어는 사전 정의 순서상 뒤로 갈수록 부정적인 의미가 희석된다. 그의 음악도 이러하다. 처음 들으면 조금 과하고, 불편하고, 시끄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보고 들으면, 길들이기 어려운 듯한 야생적인 매력에서 자유를 느끼게 된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야생의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n)이다. 스티비 레이 본 내 첫 일렉트릭 기타는 펜더 스.. 2020. 4. 29.
크리스마스의 유래와 굴뚝의 상징 원래 ‘굴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개 편안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것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는 종일 친구들과 뛰놀던 아이들에게 ‘이제 그만 놀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을 시간이야’라고 하는 애정 어린 신호였다. 한국전쟁이 배경이 되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굴뚝 연기가 굶주린 피난민들에게는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저 마을엔 아직 사람들이 사는구나. 아마 비교적 안전한 곳일 테고, 먹을 것도 있는 모양이다’하는 생각이 드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크리스마스의 유래 ‘굴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도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푸근한 산타 할아버지일 것이다. 산타의 모델이 된 성 니콜라우스는 딸의 결혼자금이 부족해 괴로워하던 아버지를 남몰래 돕기 위해 밤마다 그가 사는 집의 굴뚝으로 금.. 2020. 4. 27.
유행을 타지 않는 음악, 닉 드레이크의 'Saturday Sun' 유행을 타지 않는 음악들이 있다. 대개는 아티스트가 작곡 당시에 유행을 좇지 않았기 때문이다. 닉 드레이크의 음악이 그러하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음악을 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기타의 튜닝과 거친 음색으로 자연을 노래하고 인생을 이야기를 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 만을 위해서. 인생의 모순, 수수께끼를 파헤치며 당대의 유행을 거부하고 집요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음악을 파고든 흔적들이 그의 노래 속에 역력하다. 닉 드레이크 Saturday Sun 가사 Saturday Sun을 들어보자. Saturday sun came early one morning In a sky so clear and blue Saturday sun came without warning So no-one k.. 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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