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리뷰/책 리뷰10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 페이소스 가득한 블랙 코미디 김봉철의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는 어둡지만 밝은, 슬프지만 웃긴 에세이집이다. 김봉철은 유년시절의 학대가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지극히 소극적이고 매사에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빅맥' 같은 영어 단어나 '비냉(비빔냉면)' 같은 줄임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그 단어를 소리 내서 말할 때 본인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지 지레 걱정되기 때문이다.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리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홀로 방에 처박혀 보내는 시간이 가장 편하다. 취업하기가 쉽지 않고 겨우 얻은 일자리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다. 그만큼 상처받고 여린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은 그의 행동뿐이다. 그 내면에는 타인에 대한 이해도나 공감이 충만하다 못해 넘친다. 그도 남들.. 2020. 6. 1.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책 리뷰 - 줄거리와 주제 는 제제의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흔히 ‘성장’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함의를 내포하는데 제제의 성장은 자못 비극적이다. 유독 제제의 성장이 비극적인 까닭은 얻는 것보다 잃어가는 것이 주된 과정이기 때문이다. 제제는 성장하기 위해 동심을 잃고, 현실과 고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꿈의 세계를 떠난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줄거리 제제가 잃은 것 중 하나는 망각의 기술이다. 제제는 호된 매질을 당하고도 다시금 장난을 치던 아이였다. 그는 자기 속에 악마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바로 동심인 것이다. 포르뚜까 아저씨를 죽이겠다고 다짐하고도 또 쉽게 그를 용서하고 아무렇지 않게 마음을 연다.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쉽게 망각함은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만 .. 2020. 4. 7.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줄거리와 주제 한강의 소설 에서 주인공 영혜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한 그루의 나무가 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육식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폭력성을 거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의 주인공 오바 요조 또한 영혜처럼 인간이기를 포기한다. 그 이유는 바로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이중성 때문이다. 의 이야기가 인간이기를 거부하면서 시작된다면 은 인간이기를 거부하면서 끝난다. 그래서 독자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오바 요조가 겪는 내적 갈등을 상대적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줄거리 요조가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다. 어렸을 적 요조는 인간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함을 일종의 유희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 역시 자신의 내면을 철저히 숨기고 익살의 형태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며 성장한다. 하지만.. 2020. 4. 1.
아름다운 우리 수필(이태동 엮음) 리뷰와 추천하는 이유 책장을 정리하다 낯선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책장 구석에 오래된 책들 사이에 꽂혀있어 있는 줄도 몰랐던 책이다. 게다가 내 책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두꺼운 하드커버를 넘겨보니 첫 페이지에 내 이름과 함께 ‘혜존(惠存)’이라고 적혀 있었다. 2005년도에 선물 받은 책이었다. 1/3지점까지 읽은 흔적이 있었다. 선물한 사람의 이름도 적혀있었지만 누군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은 2편도 출간되었는데, 내가 선물 받은 책은 2편을 계획하기도 전이라 제목 뒤에 ‘1’이라는 숫자도 없는 초판이었다. 불행하게 누구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선물한 사람의 안목에 심심한 사의를 표하며 15년이 지난 지금에야 다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아름다운 우리 수필 내용 은 ‘사색’, ‘자연’, ‘삶.. 2020. 3. 30.
우라사와 나오키 <몬스터(Monster)> - 절대악을 논하는 명작 결국 에 이어 까지 보게 되었다. 총 18권으로 되어있는 이 만화도 다 보는 데 이틀이 걸렸다. 에서 느꼈던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그림이 우선 눈에 띄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스토리텔링은 하나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또 다른 하나의 실루엣만 보여주는 것이 그 매력이다. 실루엣이 실체가 되는 것을 거듭해서 확인하다 보면 어느덧 첫 번째의 실체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만큼 개연성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우라사와 나오키 리뷰 지난주에 친한 지인이 내게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일본 만화가를 추천해줬다. 원래 만화를 잘 보지 않지만 내 취향을 잘 아는 지인의 추천이라 기회가 되면 찾아보겠다 했다. 그는 “를 꼭 averagejoe.tistory.com 큰 스토리 안에 있는 작은 스토리들의 구성도 좋다. 주변인물들의 사.. 2020. 3. 17.
우라사와 나오키 <20세기 소년(20th century boy)> 리뷰 지난주에 친한 지인이 내게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일본 만화가를 추천해줬다. 원래 만화를 잘 보지 않지만 내 취향을 잘 아는 지인의 추천이라 기회가 되면 찾아보겠다 했다. 그는 “를 꼭 봐, 그게 명작이야. 를 보고 난 다음에 마음에 들면 도 봐”라고 했다. 심심해서 주말에 만화 카페를 찾았다. 왠지 라는 작품이 많을 것 같아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 ‘우라사와 나오키’ 이름까지 익히고 주인에게 물었다. “혹시 있어요?”라고 묻는 순간에도 내 머릿속엔 ‘우라사와 나오키’를 외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라사와 나오키’는 만화계의 거장이다. 라는 작품이 수십 개라도 만화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에게 일단 ‘우라사와 나오키’의 다. 아무튼 만화 카페 주인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아… 그게…”라고.. 2020. 3. 13.
찰스 부코스키의 <팩토텀(Factotum)> – 발칙하고 엽기적이지만 현실 은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가 쓴 두 번째 소설이다. , 과 더불어 삼부작이라 불리는 작품이다. 찰스 부코스키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더니 과 은 한국에서 절판이 되어 을 먼저 찾아 읽게 되었다. 찰스 부코스키 작가 며칠 전부터 유튜브에 접속하면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찰스 부코스키의 인터뷰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른 에세이나 소설을 통해 이름은 들어본 작가였다. 하지만 언제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딱히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막연하게 오래 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의 인터뷰 영상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구미를 당겨 몇 편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 보다 보니 어느덧 작가에게 매력을 느껴 책까지 찾아보게 된 것이다. 그는 가식이라고는 .. 2020. 3. 1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