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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리뷰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책 리뷰 - 줄거리와 주제

by 저피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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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제제의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흔히 ‘성장’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함의를 내포하는데 제제의 성장은 자못 비극적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독후감

 

유독 제제의 성장이 비극적인 까닭은 얻는 것보다 잃어가는 것이 주된 과정이기 때문이다. 제제는 성장하기 위해 동심을 잃고, 현실과 고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꿈의 세계를 떠난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줄거리

제제가 잃은 것 중 하나는 망각의 기술이다. 제제는 호된 매질을 당하고도 다시금 장난을 치던 아이였다. 그는 자기 속에 악마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바로 동심인 것이다.

 

포르뚜까 아저씨를 죽이겠다고 다짐하고도 또 쉽게 그를 용서하고 아무렇지 않게 마음을 연다.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쉽게 망각함은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만 집중해서 살 수 있음을 뜻한다.

 

허나 포르뚜까 아저씨의 죽음으로 인해 제제는 그 능력을 상실한다. 마흔여덟 살이 되어서도 잊히지 않는, 아니 세세하게 기록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생생한 포르뚜까 아저씨와의 우정과 그의 죽음은 이제 제제가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동심을 잃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어감을 의미한다.

 

또 하나 제제가 잃는 것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이다. 포르뚜까 아저씨의 죽음 이후 동생 루이스와의 동물원 놀이는 전과 사뭇 다르다. 루이스에게 여전히 ‘표범’인 것이 이제 제제에게는 ‘어제 먹은 늙고 병든 닭’이 된다. 놀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포르뚜까 아저씨가 죽고 난 후 밍기뉴는 제제를 떠나는데(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다) 이는 책의 전반부에서 제제가 마음속 작은 새를 떠나보냈던 것과 대비된다. 제제는 “밍기뉴도 이제는 내 꿈의 세계로부터 떠나 현실과 고통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고 회상한다.

 

상상력은 자아의 세계를 마음껏 창조하고 누릴 수 있는 능력이다. 제제는 그 축복의 선물을 잃고 ‘이미 만들어진’ 어른의 세계로 들어간 것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주제와 교훈

어쩌면 성장은 이토록 비극적인 과정일지 모른다. 모든 것이 매 순간 새로운(망각할 수 있기에) 나만의 세계(상상할 수 있기에)와의 헤어짐이기 때문이다. 망각과 상상의 선물을 가진 아이들을 니체는 동경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존재가 ‘놀이하는 아이’가 되기를 주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때 묻어서 그런지 모를 나는 망각과 상상의 능력을 붙잡으며 살아가는 게 현명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된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주제

 

내가 이따금씩 떠올리는 말 중에 ‘人無遠慮, 必有近憂’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앞날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근심이 코앞에 닥친다'는 말이다.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 또한 얼마나 공감 가는 말이고 본받고 싶은 모습인가. 역시 어른이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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