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세제를 우리는 샴푸(Shampoo)라고 부른다. 그리고 샴푸를 사용해서 머리를 감는 행위도 ‘샴푸(Shampooing)’라고 한다. 미용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샴푸하러 가실게요~”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샴푸를 명사로도, 동사로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샴푸는 동사형이 먼저고, 점차 샴푸를 하는 데에 사용하는 세제도 샴푸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 유래가 바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인도(India)라는 것이다.
샴푸(Shampoo)의 어원
먼저 어감만으로는 유추하기 어려운 “샴푸”라는 단어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샴푸의 어원은 힌디어 동사인 캄프나(campna) 혹은 참프나(champna)다.
캄프나, 참프나는 “근육을 누르거나 주무르다”라는 뜻으로, 쉽게 말하면 ‘마사지(massage)’를 뜻한다. 캄프나/참프나의 변형인 참포(champo)는 “달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의 효과를 나타낸다.
인도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분명 현지인으로부터 마사지를 권유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도의 마사지는 오일을 듬뿍 바른 손으로 매우 강하게 힘을 주어 근육 곳곳을 눌러가며 풀어주는 것이 특징이고, 다른 부위보다 두피를 위주로 한다.
그렇다 보니 마사지를 다 받고 나면 머리는 윤기로 번들거릴 만큼 오일이 발라지게 되고, 특히 더운 지방에서는 그 느낌이 싫어 마사지를 거부하는 관광객도 많다.
요컨대 인도에서 오일을 가지고 두피를 위주로 근육을 주물러 주는 캄프나/참프나는 그 모습만 보면 샴푸로 머리를 감을 때 두피를 마사지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동인도회사의 관리자가 전파한 샴푸(Shampoo)의 유래
그렇다면 어떻게 인도의 두피 마사지가 세제로 머리를 감는 행위로 발전하게 된 것일까?
샴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동인도 회사(East India Company)에 다다르게 된다.
1762년에 동인도 회사의 한 관리자가 인도 파견 중에 ‘샴푸’를 받은 경험과 샴푸의 과정을 기록하였다. 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두피를 중심으로, 전신을 강하게 주무르는 인도식 마사지였다.
인도에서는 초기 문명 이래로 굉장히 오래전부터 구스베리, 히비스커스, 아카시아 등 다양한 식물을 끓여 추출물로 세제를 만들어 두피에 발랐었다.
이렇게 오일을 머리카락과 두피에 바르는 것은 고대 인도의 대체 의학 체계인 아유르베다의 일환인데, 이는 1762년에 인도에서 근무하던 그 관리자에게는 색다른 체험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 기록이 영국으로 수출되면서 ‘샴푸(shampoo)’는 점차 장시간의 아유르베다 마사지에서 단시간의 머리카락을 씻는 행위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샴푸’에 사용하던 아유르베다식 오일은 점차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향기와 세정력이 좋은 세제로 대체되었고, 오늘날 우리가 ‘샴푸’라고 부르는 제품의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별 생각 없이 매일같이 반복하는 일상적인 행위에도 수백 년 된 문화적 교류와 변형의 역사가 담겨있다는 사실은 발견할 때마다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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