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의 대관식이 5월 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관식은 논란과 비난이 많다. 우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응답자 3명 중 2명 꼴이 대관식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고, 50%는 대관식을 보지도, 축하하지도 않겠다고 답했다.
찰스 3세의 지지도는 나날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가, 이번 대관식에 사용될 비용은 최소 1,67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관식을 TV로 시청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무릎을 꿇고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할 것을 유도할 계획이라 하여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관식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역사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다. 특히 마지막 대관식이 이미 70년 전의 일이라, 많은 이들에게는 일생의 첫 대관식이 될 것이다.
영국 국왕 대관식 순서와 주요 식순
대관식은 오전 10시 20분에 왕의 행렬로 시작된다.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2.1km의 거리를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약 30분간 이동한다.
오전 11시에 본 행사가 시작된다. 첫 순서는 국왕 소개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의 승인 요청이 있는데, 이때 참석자들은 그 유명한 “God Save the King!(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을 외친다.
그다음 국왕은 서약을 하고 대주교는 국왕에게 성유를 바른 뒤 왕관을 씌워준다.
서약, 성유 바르기, 왕관 쓰기를 마친 뒤 국왕이 왕좌에 앉으면 참석자들은 무릎을 꿇고 새로운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이를 바로 오마주(Homage)라고 한다.
국왕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이 오마주 식순에서, 이번에는 최초로 TV를 시청하는 일반인들도 무릎을 꿇고 충성 맹세에 참여할 것을 유도할 예정이다.
오마주를 마치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다시 버킹엄궁으로 자리를 옮기는 대관식 행렬을 하는데, 이때 국왕은 황금마차(Golden state coach)를 타고 이동한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 대관식 행렬까지 마치면 대관식은 종료된다.
이번 대관식에는 국가원수 100여 명을 포함해, 203개국에서 대표 2,200명가량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추가로 영국 군대가 약 4,000명 동원되고, 왕족들도 참여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이후에 70년 만에 열리는 대관식이며, 대관식에는 최소 1억 파운드(약 1,670억 원)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비용을 현재 가치로 따졌을 때보다도 2배가량이 되는 비용이다.
대관식 볼거리 1 – 일반인 충성 맹세 무릎 꿇기
이번 대관식에서는 ‘일반인 충성 맹세’를 유도할 예정이다. 일반인 충성 맹세는 대관식의 식순 중에 찰스 3세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오마주 순서 때, TV로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같이 무릎을 꿇고 동참하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전 대관식에서는 성직자와 왕족, 그 다음으로 귀족들이 국왕 앞에 무릎을 꿇었으나, 이번처럼 전 국민이 무릎 꿇기에 동참한 적은 없었다.
영국 대관식 사상 최초로 실시될 예정인 이 의식은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려 했던 의도와 달리, 적잖은 공격을 받고 있다.
이미 군주제 자체를 구시대적인 제도로 여기고, 영국 왕실의 권력은 실질적인 것보다 상징적인 것이라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영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가 충성 맹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이벤트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인데 대관식 당일에 오마주 식순에서 얼마큼 매끄럽게 ‘일반인 충성 맹세’를 유도할 지 기대가 된다.
대관식 볼거리 2 – 대관식에 사용되는 유물
대관식에서는 오래전부터 국왕의 대관식에 활용되었던 화려한 물품들을 그대로 재사용한다. 영국 왕실은 효율성을 고려해 재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그보다는 왕권강화를 위한 전략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이해된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하는 데 국왕이 탈 예정인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는 2012년에 엘리자베스 2세 재위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었다. 대관식에 사용되는 물품 중 가장 최근에 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가 대관식에 사용되는 것은 최초다.
황금마차
대관식을 마치고 다시 버킹엄궁으로 돌아갈 때 탑승할 황금마차는 1762년에 제작되어, 1831년부터 대관식에 사용되어 온 마차로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밝고 화려하며 웅장하다. 총 7m의 길이에 무게는 4톤에 달하며, 마차 앞에는 바다의 신이 조각되어 있다.
대관식 의자
1300년 에드워드 1세 당시에 제작되었으며, 1399년 헨리 4세의 대관식 때부터 사용되어 왔다. 대관식 의자에는 심지어 수백 년 전 성가대 소년들이 새긴 낙서도 그대로 있다.
슈퍼투니카와 로브 로열 망토
찰스 3세가 입을 대관식 예복의 이름은 ‘슈퍼투니카’로 1911년 조지 5세를 위해 만든 망토다. 100년이 넘은 이 금빛 코트 위에 ‘로브 로열’이라는 망토를 추가로 걸치는데, 로브 로열은 더 오래 전인 1821년에 조지 4세를 위해 제작된 로브다.
성 에드워드 왕관
성 에드워드 왕관은 1661년 찰스 2세의 대관식 때 처음으로 사용된 왕관이다. 444개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무게는 자그마치 2.23kg이다. 성 에드워드 왕관은 국왕도 대관식 때 단 한 번만 착용할 수 있는 왕관이라 그 의미는 배가 된다.
보주와 왕홀
대관식에서 국왕은 양손에 왕권을 상징하는 보주와 왕홀을 든다. 보주와 왕홀은 1661년 찰스 2세를 위해 제작된 이후 대관식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
오른손에 드는 보주는 각종 보석과 십자가로 장식된 구의 모양이며, 기독교 세계를 상징한다.
왕홀에는 속세의 힘을 상징하는 십자가 왕홀과 영적인 힘을 상징하는 비둘기 홀이 있다. 두 왕홀 모두 에나멜과 보석으로 장식된 금봉의 형태이다. 십자가 왕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인 ‘컬리넌 I’가 들어가고, 비둘기 왕홀에는 비둘기 모형의 장식이 들어간다.
'정보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론병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과 극복사례 (2) | 2023.05.20 |
---|---|
샴푸의 유래가 인도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0) | 2023.05.09 |
테슬라 공장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 가능성 (0) | 2023.04.27 |
블로그 수익 종합소득세 신고 방법(기타소득 vs 사업소득) (1) | 2023.04.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