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OK). 만국 공통의 언어를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오케이(OK)’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오케이, 라는 단어는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OK는 긍정의 의미로 사용되는데 맥락에 따라 “이해했다,” “알겠다”의 피동적인 확인을 뜻할 때도 있고, “좋다,” “그렇게 하자”의 능동적인 의사를 뜻할 때도 있다. 더불어 OK라는 단어는 발화하는 대신, 엄지와 검지의 끝을 붙여 고리 모양(OK의 O를 상징)을 만들어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수신호만으로도 의미가 전달된다.
요컨대 오케이, 라는 단어는 맥락에 따라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범용성을 지닌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수신호만으로도 세계 어디서든 그 의미가 전달될 만큼, 인류의 언어체계에 뿌리 깊게 자리를 잡았다.
오케이(OK)의 어원과 유래
영어로는 Okay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어원에 따르면 정식 표기는 “OK”이며 약어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약어란 두 단어 이상으로 이루어진 문구에서, 각 단어로부터 한 음절씩을 뽑아 만든 어휘를 뜻한다. 예를 들어 “IT”는 “Internet Technology”의 약어고, “WHO”는 “World Health Organization”의 약어다. 약어는 긴 단어를 압축시키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 그래서 약어화한 신조어가 유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요즘엔 “Shaking My Head(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를 “SMH”라고 한다거나 “Talk To You Later(조만간 또 얘기하자)”를 “TTYL”로 표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를 “복세편살”이라고 줄여서 부른다거나, “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를 “만반잘부”로 줄여 쓰는 유행이 있는데, 같은 맥락이다.
오케이(OK)는 "Oll Korrect"의 약어다
1830년 대에 미국 보스턴 지역에서는 고의로 틀린 철자로 약어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
예를 들어 “충분히 말했다”라는 뜻의 “Enough Said”에서 일부 철자를 같은 소리가 나는 다른 스펠링으로 치환하여 “’Knuff Ced”로 바꾸고, 이를 다시 약어의 형태로 줄여 “KC”라고 불렀다.
연장 선상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라는 뜻의 “No Use”를 말하고자 할 때 “Know Yuse”로 바꾸어 결국엔 “KY”라는 약어를 사용하였고, “좋다”라는 뜻의 “All Right”는 “Oll Wright”로 바뀌어 “OW”라는 약어로 재탄생했다.
오늘의 주제인 “OK”는 “Oll Korrect”의 약어로 그 의미는 “All Correct”에서 출발한 것이다. “모두 맞다,” “전부 이상 없다”라는 메시지가 일종의 언어유희를 통해 오늘날 만국 공통의 범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 “OK”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오케이는 말장난에서 비롯된 약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언어유희에서 탄생한 신조어들이 유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 그리고 받침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형성되는 언어라 재미난 변주들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무음의 아래 받침을 탈락시켜 “좋아”를 “조아”라고 쓴다거나, 역으로 밑받침이 없는 “두근두근”을 장난스럽게 “둑흔둑흔”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한글의 대칭 모양을 활용해 “폭풍눈물”을 뒤집은 모양인 “롬곡옾눞”이 한때 유행어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두음법칙을 이용해 이를테면 “노동”을 “로동”이라고 쓰는 경우는 늘 심심찮게 볼 수 있다(게다가 북한이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유희는 그 자체로써 자동으로 함의를 내포하게 된다).
OK의 유래처럼 만약 우리나라에서 “치킨”이라 적던 걸 “칙힌”으로 변형시킨 다음 자음만 남겨 “ㅊㅎ”을 쓰게 되고, 종국에는 전 세계에 퍼져서 “ㅊㅎ”이 닭튀김 요리를 뜻하는 일종의 기호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기본적인 한글의 형태를 대충 아는 사람이 자음 모양을 보고 그 유래가 한국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유추해 내더라도 단번에 “ㅊㅎ”이라는 기호가 “치킨”이었다는 걸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OK가 All Correct의 약자인 것처럼 말이다.
우스운 예시로 보일지 모르나, 치킨 강국으로서 터무니없는 상상은 아니다. 언어는 유기체와 같아 현재의 관점에서는 매우 특이한 기원에서 출발해 기발한 변형을 거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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