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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는 게 두렵다면? 콜포비아를 의심해봐야

by 저피 202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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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도 콜포비아가 되어가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콜포비아’란 전화를 뜻하는 ‘콜(call)’과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전화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을 말한다.

 

콜포비아

 

 

콜포비아 뜻과 증상

언젠가부터 전화를 걸기 전에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먼저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습관이 생겼다. 친한 지인과 통화를 할 때 오히려 더 심한데, ‘나뿐만 아니라 그도 기분 좋게 통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할 텐데,’ 하는 괜한 걱정까지 든다.

 

수화기 너머로 오가는 대화 속에서 분위기가 싸해지는 건 정말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자나 메신저는 가끔 흐름이 끊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데, 통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집착도 조금씩 자리 잡는 것 같다.

 

콜포비아 뜻

 

생각보다 많은 현대인이 콜포비아를 겪는다고 한다. 배달을 시키기 위해 간단한 주문 전화를 거는 것이 긴장될 때, 생각할 여유 없이 즉각 반응해야 하는 전화의 특성이 엄청난 부담으로 밀려올 때 콜포비아로 진단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경험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콜포비아 증상의 원인

콜포비아 증상의 원인

콜포비아를 겪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메신저 등의 문자를 이용한 소통이 너무 익숙해져서’를 가장 많이 꼽는다고 하고, 그다음으로는 ‘말실수를 할까 봐,’ ‘말을 잘 못 해서’가 많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첫 번째 이유가 곧 두세 번째에 대한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즉, 메신저, 메일 등의 문자를 이용한 소통이 너무 일반화된 터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본인의 말재주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빈도가 높아야 자신감이 붙는 게 당연하다.

 

콜포비아를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화법’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이 끊긴 것이 하나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매너 있게 통화하는 방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매너 있게 카톡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로 대체된 것이다.

하나만 예로 들어보자면, 우리는 카톡을 할 때 ‘ㅋ’를 하나 쓰는 건 ‘시니컬한 표현’이니 그럴 의도가 아니라면 두 개를 붙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을 만들었다. 하지만 통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작해서 끝내야 하며, 대화를 나눌 때는 어떻게 말하고, 듣고, 반응하는 것이 좋은지에 관해 더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통용되는 절차나 일반적인 대처법을 모르니 내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더 자신이 없는 것이다.

 

현대병 콜포비아

 

생각해보면 나도 원래부터 전화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어렸을 때는 개인 휴대폰이 아닌 집 전화기만 있었는데도 통화에 거침없었다. 친구한테 건 전화를 그의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나 조부모님이 받을 수도 있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뭐라고 할지, 여러 수를 내다보며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 일도 없었다. 내가 전화를 걸고, 상대방이(누가 됐든 간에) 받으면 그에 맞춰 그냥 대화하면 됐다. 그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마냥 좋기만 했는데. 이렇게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갑자기 전화가 별 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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