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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룰(Pence Rule)이란? 맥락을 봐야 돼!

by 저피 2020.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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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인을 제외한 다른 여성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미국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의 이름을 따서 ‘펜스 룰(Pence Rule)’이라 부른다.

 

펜스룰 뜻

 

여담이지만 마이크 펜스가 원조는 아니다. 그 전에 이 원칙을 주창한 사람은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 목사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이다. 그는 이성과 단둘이 있을 때 성적인 유혹에 못 이겨 약해지는 청교도적 절제를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이 원칙을 내세웠다. 대중에게는 마이크 펜스가 ‘빌리 그레이엄 룰’을 따른다고 말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어 ‘펜스룰’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마이크 펜스의 펜스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실제로 아내인 캐런을 제외하고는 다른 여성과 절대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아내가 동행하지 않으면 술을 마셔야 하는 행사에는 참석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펜스룰은 얼핏 보면 매우 로맨틱한 것 같다. 이성과 단둘이 보내는 시간은 오로지 아내만의 것이라는데,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의 펜스룰

 

하지만 펜스룰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래서 말(Content)은 어떠한 맥락(Context) 안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펜스룰의 문제

펜스룰은 2017년 일련의 미투사건(#Me Too) 당시 남성들 사이에서 그 대응책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성폭력, 성희롱 사건에서 남성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어려우니, 여성을 완전히 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라는 맥락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자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포장한 얘기지만, 이는 자연히 여성들을 적대시하고 소외시키는 악영향을 낳게 된다.

특히 사회생활에서 펜스룰을 운운하며 여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남성이 적지 않다. 중요한 모임 자리에 초대하지 않고 동성끼리 뭉치는 것이다. 여성 직원이 배제된 자리에서 정보를 공유하거나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렇게 고의로 여성을 차단하거나, 심지어는 ‘이건 네가 자초한 것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도리어 눈치를 주는 것이 펜스룰의 또 다른 모습이다.

 

펜스룰이 문제가 되는 이유

 

물론 빌리 그레이엄 룰이든, 펜스 룰이든 “단둘이 시간을 보낼 여성은 아내뿐이다”라는 취지의 낭만과 충실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담판을 내기 어렵다고 불리는 “과연 이성과 친구로 지낼 수 있는가?”라는 난제를 극복하고, 신성한 결혼을 받들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한테 펜스룰은 좋은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선제적인 회피’라는 펜스룰의 본질도 상황과 정도에 따라 다르다. 성희롱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본인이 차단하고 절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여성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그러한 모임의 초대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수준이라면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이 아닌가. 문제는 ‘여성’을 대척점에 두고, 무조건이라는 ‘절대성’에 방점을 찍으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회피’로 포장된 개념을 도구화해서 ‘공격’하는 비겁한 악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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