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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와 액면분할 (액면분할을 하는 이유와 하지 않는 이유)

by 저피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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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에코프로가 황제주에 등극했다는 뉴스가 여러 차례 보도되었다. 황제주는 1주당 가격이 100만 원이 넘는 주식을 말한다. 코스닥에서는 16년 만에 새로운 황제주가 나타난 것이라 자연히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제주와 액면분할 포스팅 섬네일
황제주와 액면분할

장중 1주당 가격이 100만 원을 넘어 황제주가 되었을 시점에, 국내 증시에서는 에코프로가 유일한 황제주였다. 과거에도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지주, 롯데칠성, LG생활건강, 태광산업 등이 있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주가가 떨어져서 황제주의 자리를 내어준 케이스도 있지만, 높아진 주가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액면분할을 활용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기도 하기 때문이다.

 

 

 

황제주가 액면분할을 하는 이유

주가가 오르면 회사는 높아진 주당 가격을 그대로 둘 수도 있고, 액면분할을 할 수도 있다. 황제주처럼 주가가 100만 원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아지면 주식의 접근성은 떨어지고 유통 물량은 줄어든다. 그 시점이 되면 회사는 액면분할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서 발행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주가가 낮아지면 자연히 개인투자자들의 소액투자가 많아지면서 거래가 활성화된다. 그래서 흔히 액면분할을 주주 친화 정책으로 강조하기도 한다.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발행 주식 수를 늘리는 액면분할을 설명하는 그림
액면분할은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액면분할을 하기 전에 고가였던 주식을 매수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매수하게 되면서 생기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1주당 가격이 낮아지니 상대적으로 주식이 저렴해 보여 투자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소액이라도 투자하며 주가를 올리는 것이다.

 

 

 

황제주들이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이유

 

하지만 액면분할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만은 없다.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반대로 소액주주가 늘어나고 주가의 변동이 커지는 것이 회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액면분할로 인한 주가 상승 또한 일시적일 뿐, 장기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왜냐하면 액면분할이라는 것이 실제로 회사의 자본금이 증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발행주식 수만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에서는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다. 주가가 올라도 인위적인 조정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왔다. 그래서 20237월 기준,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자그마치 대략 $518,000, 원화로 67천만 원에 달하고 있다.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 로고와 수장 워렌 버핏의 사진
액면분할을 안 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약 6억 7천만 원이다

요컨대 액면분할을 해도 기업가치는 그대로인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개인 투자자들은 액면분할이 곧 주가 상승을 의미한다는 공식을 받아들일 만큼 나이브하지 않다. 이제는 주당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실적, 나아가 재무제표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황제주의 액면분할 사례

 

우리나라에서 황제주가 성공적으로 액면분할을 한 사례에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있다. SK텔레콤은 2000년도에 한 때 주가가 500만 원을 넘기도 했던 황제주였는데, 같은 해에 101로 액면분할을 했다. 액면분할 후 단기간에 SK텔레콤의 거래량과 주가는 크게 증가하였고, 이에 액면분할의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로 인정받았다.

 

삼성전자2018년에 무려 501로 액면분할을 한 사례가 있다. 당시 스마트폰과 반도체로 우수한 실적을 경신하고 있던 삼성전자의 주식은 약 250만 원이었는데, 501 액면분할로 인해 하루아침에 5만 원이 된 것이다.

액면분할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한 삼성전자 사진
삼성전자는 무려 50대 1로 액면분할을 한 바 있다.

그렇게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싶어 했던 일반 대중들이 몰리며 소위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했다. 같은 해에 주주가 3배로 급증했고,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했으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오래 가지는 못 했다.

 

해외에서는 액면분할(Stock Split)이 국내보다 더 활발한 편이다. 2022년에만 해도 아마존(Amazon),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 테슬라(Tesla), 쇼피파이(Shopify), 그리고 이벤트성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게임스탑(GameStop) 등이 액면분할을 했다.

주가 창 사진
해외 증시에서는 액면분할이 더 활발한 편이다

작년에 아마존과 알파벳은 20대 1로 액면분할을 했으며, 테슬라는 3대 1로 액면분할을 했다. 다만 테슬라는 불과 그보다 2년 전인 2020년에 51로 액면분할을 한 이후였다. 황제주의 대표주자인 버크셔 해서웨이와는 반대로 주당 가격을 낮추어 거래량을 늘리려는 국민주 성향이 강한 전략인 것이다.

 

 

 

에코프로 액면분할 계획

살펴보았듯이 액면분할을 통해 이득을 본 사례와 오히려 부담만 늘어난 사례가 팽팽하게 대립하다 보니 과연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가 액면분할을 감행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당 가격이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로 올라간 에코프로 사진
16년 만에 탄생한 황제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에코프로

개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무거운 주식이 부담스러운 만큼,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에코프로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그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선 현재 에코프로의 액면가는 500원인데, 법상 액면가는 100원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 액면분할을 할 수 있는 비율은 51이다. 따라서 액면분할을 해도 20만 원이 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엄청난 거래량이나 주주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에코프로의 주가는 너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가 안정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아직 에코프로는 액면분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과연 액면분할이 주주 친화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에코프로 주식의 거래를 진정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는 회사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지켜보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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