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시 야생동물로부터 음식을 보호하는 방법

야외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음식이다.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간단하게는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외진 곳이라면 음식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야생동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를 위해서 시중에는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는 전문 보관 용기를 팔기도 한다. 음식 냄새가 전혀 새어 나가지 않고, 동물이 열기 어려운 방식으로 제작된 이러한 용기들을 베어 캐니스터(Bear Canister)라고 한다.

 

캠핑할 때 음식물 보호하는 방법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베어 캐니스터는 야생 동물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지능이 높은 곰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는 데에 특화된 용기다. 그렇다 보니 다른 야생동물들에게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베어 캐니스터에도 여러 가지 문제는 있다. 첫 째는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다. 10L 정도 되는 용기가 약 10만 원이다. 둘 째는 부피가 크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가방에 구겨 넣는 것도 불가능하다.

 

 

PCT Method란?

고가에 부피가 큰 베어 캐니스터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PCT Method”다. PCT는 Pacific Crest Trail (PCT)의 약자로, 야생동물에게서 음식을 보호할 수 있는 이 방법이 캐나다에서 미국 서부를 지나 멕시코까지 이어지는 Pacific Crest Trail의 백패커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PCT 방식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PCT Method는 야생 곰에 대비해 고안된 방법이다

 

PCT Method가 베어 캐니스터보다 강력한 것은 아니다. 곰으로부터 음식과, 나아가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연 베어 캐니스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야생 곰이 자주 출몰하는 미국 국립공원 중에는 PCT Method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베어 캐니스터 사용을 의무화하는 곳들도 있다.

 

 

 

PCT Method를 위한 준비물

 

PCT 방식으로 음식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많지 않다. 음식을 담을 가방, 카라비너, 그리고 긴 밧줄만 있으면 된다.

 

PCT Method를 위한 준비물

 

가방은 그림에도 나와 있듯이, 사이즈가 다른 두 개를 준비하여 최대한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이중으로 담는 것이 좋다. 밧줄은 최소 15m 이상의 긴 밧줄이 필요하다. PCT Method에서는 밧줄이 조금 긴 게 짧은 것보다 무조건 낫다.

 

마지막으로 그림에 나와 있는 나뭇가지와 돌은 사전에 준비할 필요 없이 캠핑 장소 근처에서 적당한 걸 골라서 쓰면 된다.

 

 

 

PCT Method를 하는 방법

 

PCT Method는 궁극적으로 고정된 큰 나무를 이용해 음식물이 담긴 가방을 허공에 매다는 것이다. 그럼 PCT 방법을 어떻게 하는지 순서대로 살펴보자.

 

PCT 방법은 결국 나무를 이용해 가방을 허공에 매다는 것이다

 

먼저 음식물을 모두 한 가방에 담는다. 음식물뿐만 아니라 쓰레기나 오염된 옷, 위생용품 등 냄새를 풍겨 야생동물의 관심을 살 만한 것들은 모두 담는 것이 좋고, 내용물이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밀봉하고 이중으로 담는 것이 좋다.

 

그다음 긴 밧줄의 한쪽 끝에 카라비너를 묶고, 그 카라비너를 음식물이 담긴 가방에 건다.

 

밧줄의 반대편 끝 부분에는 어느 정도 무게가 나가는 돌멩이를 묶는다. 그 다음 PCT Method를 할 나무 위로 돌멩이를 던져 통과시킨다. 돌멩이를 단 밧줄이 나무에 걸리면, 밧줄 끝에 묶었던 돌멩이를 뺀다.

 

돌멩이를 묶었던 밧줄을 바닥으로 끌어당긴다. 그러면 나무 반대편의 밧줄에 묶인 가방이 허공으로 뜰 것이다. 가방이 나무에 걸릴 때까지 밧줄을 계속해서 끌어당긴다.

 

PCT Method의 순서

 

가방이 나무에 걸리면, 끌어당기던 밧줄에서 손이 닿는 가장 높은 곳에 나뭇가지를 묶는다. 이때 손을 놓으면 밧줄이 풀리고 가방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니, 나뭇가지를 묶는 동안 끌어당긴 밧줄은 발로 밟고 있어야 한다.

 

나뭇가지가 묶였으면 이제 밧줄을 놓아주면 된다. 그러면 밧줄이 풀리다가 나뭇가지가 카라비너에 걸려 고정이 되고, 음식물이 담긴 가방은 허공에 뜬 상태가 된다.

 

그 상태로 잠을 자고 캠핑을 하다가 캠핑장을 떠날 때가 되면 나뭇가지가 묶인 밧줄을 다시 잡아당긴 상태에서,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손을 놓으면 음식물이 담긴 가방도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PCT Method의 주의사항

PCT Method 자체는 굉장히 심플하고 어려울 게 없다. 하지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주의사항이 있는데 그건 바로 가방의 위치다. 우선 PCT Method는 캠핑장에서 최소 60m 떨어진 곳에서 실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방을 낚아채지 못한 동물이 흥분한 상태로 캠핑장을 헤집고 다닐 수 있다.

 

PCT는 캠핑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행해야 한다

 

캠핑장으로부터 최소 60m 떨어진 곳의 나무를 정한 다음에는, 그 나무와 가방의 거리를 재서 PCT 방법을 실행해야 한다. 가방이 나무나 땅에서 너무 가까우면 야생동물이 바닥에서 직접 음식물을 낚아채거나, 나무를 이용해 가방을 훔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먼저 최소 4.5~6m 정도 되는 높이의 가지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나무줄기로부터 2m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하며, 밧줄을 거는 가지로부터도 2m 정도의 높이를 두고 띄어서 PCT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요컨대 음식물이 담긴 가방은 땅과 나무줄기와 나무 가지로부터 모두 최소 2m씩의 거리를 둔 채 말 그대로 ‘허공’에 떠 있어야 PCT 방식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PCT Method의 장점과 단점

PCT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다룬 것처럼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캠핑시 챙겨야 할 준비물은 음식물을 담을 가방과 긴 밧줄, 그리고 카라비너가 전부인 데다가 전부 주머니에 넣어도 들어갈 만큼 부피 부담도 없다.

 

두 번째 장점은 그냥 나무에 묶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PCT 방법이 유행하기 전에는 카라비너 없이 음식물이 담긴 가방에 밧줄을 묶고, 높은 가지에 넘겨 띄운 다음 나무줄기에 밧줄을 묶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지능이 높은 야생동물은 발톱이나 이빨로 나무줄기에 묶인 밧줄은 끊어버리는 일이 생긴다. 밧줄이 끊기면 걸려있던 가방은 바로 떨어지기 마련인데, PCT Method는 바닥으로 내려오는 밧줄을 끊어도 카라비너와 나뭇가지에 걸려 허공에 떠 있는 가방은 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단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베어 캐니스터와 같이 냄새가 일절 새어나가지 않도록 고안된 전문 보관 용기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베어 캐니스터와 유사한 과학적인 방법과 고급 재질로 만들어 냄새가 빠지지 않는 가방을 사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가방은 비싸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베어 캐니스터를 PCT Method로 갈음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두 번째 단점은 바로 밧줄을 걸 나무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무줄기가 굵고 길어도, 밧줄을 걸 굵고 단단한 가지가 돌출되어 있지 않으면 PCT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베어 캐니스터는 그 자체로 보호가 되기 때문에 허공에 메달 필요 없이 바닥에 두면 그만이라,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렇듯 PCT 방법도 무조건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음식물을 보관하기 위한 아무런 대비 없이 캠핑을 할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좋은 노하우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나 야영을 할 때는 첫 째도 안전, 둘 째도 안전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PCT Method 정도는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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