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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문화별 까마귀의 상징과 의미

by 저피 202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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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까마귀를 보면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고구려에서는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삼족오)를 태양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며 신성시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까마귀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는 상징이 자리 잡게 되었다.

문화마다 다른 까마귀의 상징을 다룬 포스팅의 섬네일
나라 문화별 까마귀의 상징과 의미

이렇듯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까마귀의 상징이나 이미지는 시간에 따라 바뀌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우리나라를 벗어나 다른 문화권들을 봐도 저마다 까마귀를 바라보는 시선 내지는 뉘앙스가 다르다.

 

 

 

서양 문화에서의 까마귀: 죽음과 지혜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로 서양 문화에서 얘기하는 까마귀는 동양 문화의 까마귀와 다르다는 것이다. 동양에 흔히 서식하는 까마귀는 ‘Crow’이고, 유럽과 북아메키라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까마귀는 ‘Raven’이다.

동일하게 '까마귀'라고 불리지만 특성과 생김새에 차이가 있는 Crow와 Raven의 사진
동일하게 '까마귀'라고 부르지만 Crow와 Raven은 차이가 있다

서구권의 까마귀(Raven)는 우리에게 친숙한 까마귀(Crow)보다 더 크고 수명이 길며, 상대적으로 야생에서 서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집단생활을 하는 Crow와 달리, Raven은 단독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하며, 울음소리도 상대적으로 저음의 굵은 소리를 낸다.

 

일반적으로 서양 문화에서는 까마귀에 대한 해석이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왜냐하면 서구권에서는 오래도록 짙은 검은색의 까마귀를 죽음과 연관 지어 왔기 때문이다. 죽음 그 자체를 상징하거나, 죽음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로써 까마귀의 이미지를 사용해왔다 보니, 일상에서도 까마귀를 반기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하지만 서양 문화에서도 까마귀가 무조건 흉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까마귀가 아직도 길조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까마귀를 ‘왕의 새(King’s Bird)’라고 부르며, 런던 탑(Tower of London)에 까마귀가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게 되면 영국 왕실이 멸망한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아직도 영국 왕실에서는 날지 못하게 날개 깃털을 자른 까마귀를 런던탑에서 키우고 있다.

날아가지 못하게 날개 깃털을 자르고 런던 탑에서 기르는 까마귀의 사진
런던 탑(Tower of London)에서 기르는 까마귀

뿐만 아니라 까마귀를 굉장히 똑똑한 새로 바라보는 해석도 있다. 때로는 교활하게 보기도 하고, 때로는 지혜롭고 재치 있는 동물로 보는 차이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똑똑한 새로 받아들이는 전제는 같다.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의 까마귀: 영성과 속임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까마귀는 영적인 존재다. 미국 원주민 문화에서 까마귀는 영성(spirituality)을 상징하며, 영적, 정신적인 안내자(spiritual guide)로 여겨진다. 까마귀가 영적인 세계를 오가며 죽은 조상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믿고, 까마귀가 나타나는 것을 길조로 여긴다.

 

또한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는 까마귀를 빛의 창조자(Creator of Light)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은 단순히 밝은 빛을 말하는 것이 아닌 비유적인 표현으로, 까마귀가 하늘, , , 강물 등의 자연을 창조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 빛의 창조자이자 변신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지는 까마귀의 그림
아메리카 원주민은 까마귀가 빛을 훔쳐와 어두웠던 세상을 밝혔다고 믿는다

하지만 죽은 조상을 대변하고 자연을 창조한 영적이고 신성한 까마귀라고 해서 무조건 어려운 존재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까마귀를 장난치고 속이기 좋아하는 트릭스터(Trickster)로 그리기도 한다. 더불어 까마귀를 다른 동물, 인간, 사물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존재(Shape Shifter)라고 믿기도 한다.

 

 

 

일본 문화에서의 까마귀: 보호와 지혜

 

일본에서 까마귀는 길조로 여겨지는 측면이 강하다. 일본 문화에서 까마귀는 신성한 존재로서, 일본인들을 보호하며 행운을 가져다주는 지혜로운 존재로 여겨져 왔다.

 

대표적으로 신토의 주인인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가 까마귀와 관련이 있다. 아마테라스는 신 중의 신이며 일본이라는 나라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아마테라스가 진무 천황을 돕기 위해 보낸 까마귀 야타가라스의 그림
아마테라스가 진무 천황을 돕기 위해 보낸 까마귀 야타가라스

이런 여신이 바로 일본의 초대 천황인 진무 천황이 야마토국을 침공할 때 그를 돕도록 보낸 존재가 바로 발이 셋 달린 까마귀인 야타가라스였다. 그 결과 일본에서도 영국과 유사하게 삼족오를 천황의 수호새로 여겨왔다.

 

 

 

켈트와 북유럽 문화에서의 까마귀: 전쟁과 메신저

켈트 문화와 북유럽 문화에서 까마귀는 전쟁과 관련이 높다. 실제 전투에서 큰까마귀(Raven)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전쟁에서의 승리를 상징하는 동물로 활용되었다.

북유럽 신화에서 최고신이자 아스가르드의 지배자인 오딘(Odin)은 양쪽 어깨에 두 마리의 까마귀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자주 묘사된다. 까마귀들의 이름은 후긴(Huginn)과 무닌(Muninn)이다.

두 까마귀인 후긴과 무닌을 어깨에 앉힌 애꾸눈의 오딘 그림
후긴과 무닌을 전령으로 쓴 최고신 오딘의 모습

후긴은 생각을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고, 무닌은 기억을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다. 이 까마귀들은 미드가르드를 날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 오딘에게 보고를 한다.

 

여기서 켈트와 북유럽 문화에서 까마귀의 두 번째 상징인 메신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오딘의 전령 역할을 한 후긴과 무닌처럼, 켈트 문화와 북유럽 문화에서 까마귀는 저승을 넘나들며 메시지를 전장으로 전달하는 메신저로 여겨져, 까마귀를 보면 신이나 영혼이 말을 전하려 한다고 믿게 되었다.

 

 

이렇듯 까마귀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부정적으로 비치거나 까마귀를 보는 걸 흉조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과거의 역사나 다른 문화권을 보면 정반대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아마테라스의 삼족오 야타가라스나 오딘의 후긴과 무닌처럼 까마귀는 최고신의 오른팔이기도 하고, 영국과 일본처럼 왕실의 수호자 역할을 하기도 하며,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처럼 자연을 창조한 신적 존재이기도 하다.

 

용에 대한 해석도 신성시하고 숭배하는 동양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서양의 차이가 큰 편이다. 하지만 용과 다르게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까마귀를 바라보는 스팩트럼이 이렇게나 넓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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