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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리즈 리뷰

굿플레이스(The Good Place) 리뷰 - 죽음에 관한 유쾌한 상상

by 저피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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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플레이스(The Good Place)는 2016년부터 방영이 시작된 드라마다. 드라마를 제작한 마이클 슈어(Michael Schur)는 오피스(The Office), 팍스 엔 레크리에이션(Parks and Recreation), 그리고 브루클린99(Brooklyn Nine-Nine)의 프로듀서 겸 작가로 유명하다. 오피스에서는 드와이트의 사촌 모스(Mose)로도 이따금 출연했었다. 손을 대는 작품마다 크게 흥행해서, 그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증될 만큼 팬층이 두껍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굿플레이스

 

굿플레이스 줄거리

이 시리즈는 사후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사후세계는 ‘좋은 곳(The Good Place)’과 ‘나쁜 곳(The Bad Place)’로 나뉘어 있고, 인간은 살면서 행하는 모든 말과 행동에 점수를 부여받았다가, 사후에 채점을 받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면 굿플레이스로 배정된다. 굿플레이스는 자넷(Janet)이라는 인공지능이 요청하는 모든 걸 이루어주는 유토피아 그 자체다.

 주인공인 엘레너(Eleanor)는 굿플레이스로 배정된다. 하지만 곧바로 본인이 그곳에 실수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왜냐하면 그녀는 도덕성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삶을 살았고 그 누구도 진정성 있게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내 엘레너는 같은 시각에 사망했던 동명이인과 파일이 섞여 본인은 굿플레이스로 배정되고,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동명이인은 배드플레이스에서 영원히 고문을 받게 되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굿플레이스 줄거리

 

 

 

굿플레이스 반전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다. 일련의 사건 사고를 통해 엘레너와 친구들은 사실 그곳이 굿플레이스가 아닌, 배드플레이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곳은 굿플레이스의 설계자 행세를 했던 악마 마이클(Michael)의 실험이었다. 그는 단순히 신체적인 고문을 주는 게 아니라, 엘레너의 죄책감을 유발했던 것처럼 영원히 정신적인 고문을 줄 수 있는 배드플레이스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마이클은 주인공들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다시 실험을 처음부터 시작하지만, 수차례를 반복해도 주인공들은 매번 그곳이 배드플레이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마이클은 고문을 포기하고, 굿플레이스로 들어갈 기회를 달라는 주인공들에게 설득당한다. 그렇게 그들은 사후세계를 주관하는 판사를 만나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굿플레이스

판사를 설득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어 다시 내세로 돌아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설교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또 하나의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수 세기 동안 그 누구도 굿플레이스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기존의 점수 시스템으로 인간의 선함을 평가하기에 세상이 너무 불확실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수 체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들은 새로운 굿플레이스 실험을 제안한다.

마이클의 실험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바로 굿플레이스를 이용해 사람들을 더 도덕적으로 만드는 방법인데, 이로써 엘레너와 친구들은 인간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내세에 대한 평가로 영원의 고통을 단번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아질 기회를 주게 됨으로써 사후세계의 체계를 바꾼 것이다.

 

 

 

굿플레이스 결말

이 덕으로 주인공들은 실제 굿플레이스에 가게 되고, 시리즈는 마지막으로 작은 반전 내지는 주인공들이 풀어야 할 최종 과제를 드러낸다. 바로 굿플레이스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유토피아도, 영원이라는 시간 때문에 행복을 앗아간다. 행복도 영원하면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굿플레이스에 출구를 만든다. 그 출구로 나가는 순간 굿플레이스는 끝나고 그들은 무의 세계로 사라지게 된다.

 

끝이 있다는 개념만으로도 굿플레이스에 다시 행복이 찾아온다. 주인공 중에 굿플레이스의 설계자가 되는 타하니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인공들도 억겁의 세월을 보내다가 녹색 출구로 나간다.

 

굿플레이스 결말과 주제

 

<굿플레이스>는 재밌다. 코믹하고 가볍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던지는 주제는 굉장히 심오하고 철학적이다. 예컨대 굿플레이스에서도 끝이 있다는 관념이 더해져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포인트를 추가한 것도 마음에 들었고, 마지막으로 무의 세계를 선택할 때 “폐 속의 공기와 몸 밖의 공기가 하나라는 느낌이 들며 비로소 평정심을 얻게 되었다”는 증언도 너무 좋았다. 언젠가 이생을 마감할 때 나도 그 기분을 느끼며 눈 감고 싶다. 아, 굿플레이스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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