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플리 효과 뜻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는 1980년대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고안한 개념으로 특정 상품을 소유함으로써 그 상품을 이미 소유하는 사람 또는 집단과 본인을 동일시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우리가 물건을 살 때는 그 자체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특정 집단에 속하고 싶은 욕망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구매할 때 가격이나 제품의 견고함, 디자인, 실용성 등을 따져보는 것처럼 소유자 집단에 대한 이미지도 고려한다. 힙한 사람이라면 애플 제품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에어팟 프로를 구매하고,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명품 시계와 외제차를 사는 행위를 파노플리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파노플리의 어원
파노플리는 프랑스어로 ‘Set,’ 즉 하나의 집합을 의미한다. 원래는 같은 맥락을 가진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이로써 자아 이미지를 획득하며 만족감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아이가 의사 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실제로 전문도구를 가지고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와 동일시하는 경우다.
보드리야르의 분석은 여기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간다. 그는 계급이 없어진 현대에는 명품 브랜드가 새로운 계급사회를 만들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명품을 구매할 때 상류계급을 의식한다고 한다. 실존하지 않는 계급이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명품을 소유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사람(상류계급)이라 할지라도 구매 과정에서 상상하는 허구의 상류계급은 존재할 것이다. 요컨대 이러한 체계에서는 그 누구도 명품을 제대로 소유할 수 없다.
비단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얘기한 애플 제품처럼 우리는 무언가를 소유할 때 기대하는 이미지의 변화가 있다. 그리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모습은 대부분 원본이 아닌 복사 이미지다. 우린 타인이나 타집단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 물건과 자아 이미지를 떼어 놓고 생각하기가 참 힘들다. 이는 유행이라는 사회적인 문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끊임없이 노출당하는 상업적인 광고의 역할도 클 것이다. 아무튼, 무슨 물건을 살 때 이것이 정말 내가 필요로 하는 물건인지, 소유함으로써 부가적인 가치를 원하는 건 아닌지 일일이 경계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 살 것 같다.
참고로 이건 스타벅스에서 쓴 글이다. 물론 파노플리 효과 때문은 아니고, 지인이 커피 기프티콘을 선물해줘서 공짜 커피를 마시러 온 거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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