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이어티 뜻
행자이어티(hangxiety)라는 신조어가 자주 들린다. 행자이어티는 숙취를 뜻하는 행오버(hangover)와 불안을 뜻하는 앵자이어티(anxiety)를 합성한 단어다. 듣기만 해도 무슨 의미인지 유추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인 명칭이다. 왠지 이미 익숙한 현상에 붙일 수 있는 이름을 드디어 찾아 더 친숙한 느낌이다.
즉, 행자이어티는 과음한 다음 날 극심하게 느끼는 불안한 증세를 숙취로 비유하는 말이다.
과음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누구한테 실수하지는 않았는지, 실언으로 인해 오래된 친구를 잃지는 않았는지, 갖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이불킥’이라고도 부르는 그 감정은 행자이어티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과음해서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불안이 더 커지는 것이다.
행자이어티의 원인
음주를 하면 알코올은 뇌와 중추신경계를 통해 우리를 흥분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도파민 분비나 가바(GABA: gamma-aminobutyric acid)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학물질은 당연히 영원하지 않다. 따라서 수치가 낮아지면 우리를 즐겁게 하고, 안정시키는 각종 물질이 사라지며 기본적으로 불안함을 자극한다. 게다가 알코올을 해독하고 배출하느라 우리 몸은 기억이 끊긴 와중에도 평소보다 오히려 더 바삐 움직인다.
바이오리듬이 망가지는 것 또한 불안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사람마다 그 정도는 다른데, 평소에 우울과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면 음주 후 특히 그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 중에 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술 한 잔이 들어가면 얼었던 혀가 풀리면서 평소에는 없던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에 불안함을 자주 느끼는 성격이기 때문에 다음날에 술이 깨면, 술에 취해 했던 말들을 후회하고 필요 이상으로 과대 해석하며, 기억나지 않는 사각지대를 최악의 가정으로 상상해 채운다.
불안을 줄이는 방법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행자이어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주가로서 실효성이 있는 예방법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행자이어티를 줄일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것은 마음챙김명상(mindfulness)이다.
고르게 호흡하면서 술을 마실 때, 그리고 술에서 깨어날 때 마음과 몸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객관적인 관찰이 가능하고 점점 안 좋은 생각, 과대 해석, 부정적인 상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행자이어티를 자주 경험하지만 술을 줄일 생각은 딱히 없는 애주가에게는 최선인 차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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