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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 - 유리멘탈이라는 편견 이상의 존재

by 저피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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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는 평균 2m에서 최대 4m까지, 무게는 평균 1톤에서 최대 2톤까지, 그것도 1~2년 만에 성체로 성장하는 대형 심해어다. 1년에 1톤으로 성장한다고 했을 때 하루 평균 2.7kg씩 찌는 엄청난 속도다.

개복치에 대한 오해

 

성장 속도만큼이나 번식력 또한 무시무시해서 한 번에 2~3억 개의 알을 낳는다. 그러나 성체로 자라는 건 대개 10마리 미만이다. 대부분의 알은 다른 해양 생물의 밥이 된다. 겨우 살아나더라도 갖은 이유로 성체가 되기 전에 죽는다고 한다.

 

 

개복치 뜻

생긴 건 일반 생선의 머리만 뚝 잘라 놓은 것 같은 다소 괴상한 모습이다. 그래서 복어 과를 뜻하는 ‘복치’에 대상을 낮춰 부르는 접두사 ‘개’가 붙어 이름이 ‘개복치’다. 아무리 그래도 ‘개’복치라니, 이름부터가 짠하다.

 

억울한 이름과 달리 개복치는 사실 매우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다. 외피가 무척이나 단단하고 거칠어서 다른 물고기들이 자신의 몸에 붙은 기생충을 개복치한테 문질러 떼어낸다고 한다. 재밌는 건, 이때 개복치의 몸에서 항생 물질이 분비되어 다른 물고기들에게 치료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복치는 ‘바다의 의사’라고도 불린다. 이렇듯 개복치는 아주 큰 덩치이지만 움직임이 느리고 성격이 온순하며, 다른 물고기들에게 대체로 이로운 존재다.

 

 

개복치 돌연사로 유명한 특성

하지만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강인한 신체와 달리 정신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개복치는 보통 ‘유리멘탈’ 정도로만 알려졌다. 몇 년 전에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개복치의 예민함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 유행했을 정도다.

개복치 키우기 게임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개복치를 먹이고 키워가면서 체중을 불리는 게임이다. 특이한 점은 개복치가 워낙 예민하므로 패배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캐릭터는 아침 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사망하고, 바다거북과 부딪힐 것을 예감하고 스트레스로 사망한다. 동료가 사망한 장면을 목격한 스트레스로 사망하고, 기생충을 떨구려고 점프했다가 수면에 부딪혀 충격으로 인해 사망한다. 플레이어가 예상하지도 못하는 이유로 돌연사해버리는 것이 포인트다. 그래서 이 게임은 지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복치에 대한 오해

개복치가 작은 상처에도 민감하고 수질이나 빛에 예민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종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전문가에 의하면 개복치에 대한 편견이 꽤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일단 개복치의 수명은 보통 20년 정도로 생각보다 길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1~2년 만에 1~2톤가량의 성체가 되며, 외피가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성체가 되면 천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사소한 스트레스에 그냥 숨을 거두는, 톡하면 터질 것 같이 마냥 나약하기만 한 생명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개복치 뜻과 오해

 

개복치의 특성 때문에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을 ‘인간 개복치’ 또는 ‘개복치 인간’이라고 부르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쉽게 부서질 만큼 정신력이 약하다는 뜻으로 부르던 ‘쿠크다스 멘탈’이나 ‘유리멘탈’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별명으로 보인다. 부디 ‘개복치 인간’들에게도 예상보다 훨씬 강인한 외피로 다른 물고기들을 이롭게 하는 개복치의 반전 매력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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