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이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견뎌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UN 등의 국제 기구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레바논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6월 세계은행 레바논 경제모니터(The World Bank Lebanon Economic Monitor, LEM)는 레바논의 경제 및 금융위기가 19세기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극심한 상위 10위, 어쩌면 상위 3위의 위기 안에 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리라화의 평가절하와 함께 물가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자국민을 위한 식량마저 부족해진 상황이다.
레바논 위기의 원인
레바논 경제 위기의 시발점은 왓츠앱(WhatsApp)과 같은 서비스의 세금 부과에 반대하는 시위 운동이 일어났던 2019년 10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정부는 전화 대신 왓츠앱을 사용하는 국민들의 행태를 보고, 왓츠앱에 세금을 부과했다. 이 세금 체계는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고착화시키며, 하층 계급의 부담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사건이 있은지 1년 후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218명이 사망하고 7,000명이 부상을 입는 비극적인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150명이 신체적 장애를 갖게 되었으며, 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심지어는 77,000개의 아파트가 파괴되어 30만 명 이상이 대피를 해야 하는 막심한 피해를 가져왔다.
이 폭발은 베이루트에 있는 163개의 공립 및 사립 학교, 의료 센터, 그리고 개인 사업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교통, 에너지, 급수, 위생을 포함한 사회 기반 시설과 자원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것이다. 세계은행은 폭발로 인해 약 38억~46억 달러의 물질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증가하는 빈곤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마치 폰지 사기극과 유사한 끝없는 대출과 대출의 순환으로 막대한 부채를 낳았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만연한 부패와 종파주의마저 해결하지 못한 데다, 코로나 19 사태까지 맞물려 전국은 혼란에 빠지고, 국민은 벼랑 끝에 내몰리며, 나라는 파국으로 치밀게 되었다.
레바논의 시련: "실패한 국가"를 들여다본다.
한 때 ‘중동의 파리,’ ‘중동의 스위스’로 불리기도 했던 레바논이 정부의 파산, 심각한 부채, 자원 및 식량 고갈, 그리고 은행 강도로 전락한 국민으로 뉴스화되고 있는 상황이 자못 놀랍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엔 기구 ESCWA(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는 빈곤율이 하늘 높이 치솟아 결국 약 650만 명의 인구 중 80%가 빈곤층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주소를 공개하였고, 로이터통신은 자금난으로 문을 닫은 레바논 은행을 필사적으로 침입하려 하는 예금자들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의료 시스템의 구축과 의료 서비스의 보편화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자 기능이다. 하지만 레바논 정부는 2020년 11월에 의료 보조금을 해지하였고, 그 결과 국민이 부담하는 약값은 4배 가량 인상되었다.
더불어 식료품의 가격도 1000% 가량 상승하였으며, 현재 밀의 50%를 우크라이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참고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021년 12월 기준, 레바논 가정의 57%가 식량 공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2020년 6월 45%에서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레바논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2022년 11월 1일 대통령이 국회를 해체하면서, 한때 부패로 얼룩졌던 정치가 정치적 공백으로 귀결된 상황이다. 이에 유엔과 같은 국제 기구들은 레바논을 돕기 위한 연구와 직접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는 지난 5월 레바논의 상황을 다루는 기사를 실었다. 인권이사회(UNHRC)가 임명한 전문가 드 슈터(De Schutter)는 이 기사에서 "면책, 부패, 구조적 불평등이 특히 하위 계층의 국민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정치경제체제를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국가적 위기의 뿌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현재의 혼란을, 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모두 얽힌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요인을 지적한다.
유엔과 협력한 한국 레바논 지원
대한민국은 레바논 가정을 위한 식량과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70만 달러를 기부했다. 박일 주레바논 대사는 "한국 정부는 레바논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과 같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도 레바논 국민들의 완전한 연대를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은 유엔개발계획(UNDP)과 협력하여 레바논 남부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2년간의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같은 달이 2022년 8월에 레바논을 지원하는 유니세프(UNICEF)의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박일 주레바논 한국대사는 "한국 정부는 레바논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되면서 어린이들의 삶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은 레바논의 취약한 지역사회를 개선하고 강화하는 과정에서 항상 변함없는 파트너였으며,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에 군대를 파견한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레바논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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