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니 하릴없이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다. 땀이 흐르다 보면 자연히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간혹 땀냄새가 심한 사람들과 만원버스나 엘리베이터처럼 좁은 공간에 놓이게 되면 그렇게 곤혹스러울 수가 없다. 냄새에 예민한 만큼 나한테도 악취가 나지는 않는지 조심스러워지는 걸 넘어 위축되기까지 한다.
오늘은 자신에게 땀냄새가 나거나, 날까봐 걱정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최 땀에서 왜 냄새가 나는지, 악취만큼이나 땀을 흘릴 때 내 몸에서 안 좋은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 얘기해보자.
땀의 두 가지 종류
땀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소금물 형태인 땀이며, 우리가 흘리는 땀 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금물 형태의 땀은 배출의 목적보다는 체온 조절의 목적으로 몸이 흘리는 땀이다.
두 번째 종류의 땀은 대개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서 나오는 땀으로 여기에는 기름, 단백질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두 가지 땀 모두 땀 자체에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니다. 땀에는 냄새가 없다. 하지만 후자의 땀은 땀냄새를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땀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우리 인체로부터 땀의 형태로 배출된 기름, 단백질 등의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바로 땀냄새가 발생한다.
즉, 땀냄새를 유발하는 주체는 스타파일로코스 호미니스(Staphylococcus hominis)라는 세균이고, 냄새가 나는 것은 이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서 배출된 성분을 먹기 위해 분해할 때 생기는 효소다. 그 효소는 땀냄새를 일컫는 ‘Body Odor’의 앞글자를 따서 ‘BO 효소(BO Enzyme)’라고 명명되었다.
땀냄새의 본질인 BO효소는 요크 대학교 미생물학자 개빈 토마스(Gavin Thomas) 교수와 그의 연구팀에 의해 2020년에 발견되었다. 토마스 교수의 연구팀은 BO효소를 냄새와 전혀 관계가 없는 세균들에 주입해보았으며, 주입 후 그 세균들에서도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땀냄새의 원인을 증명하였다.
땀 냄새의 주범 스타파일로코스 호미니스
사람의 피부에는 200여 종의 박테리아가 서식한다고 한다. 그 중에 스타파일로코스 호미니스(Staphylococcus hominins)라는 박테리아가 냄새를 유발하는 것인데, 이 박테리아가 하는 일은 악취를 내는 것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여개의 또 다른 박테리아가 있으니, 스타파일로코스 호미니스 박테리아 하나 정도는 박멸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 박테리아는 염증, 감염, 습진 등으로부터 우리 피부를 보호해주며, 악성 박테리아를 직접 타겟해서 죽이는 매우 중요한 기능도 한다. 게다가 냄새가 싫다고 해서 이 박테리아를 박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다. 워낙 피부 깊숙이 살기 때문에, 그 어떤 클렌징으로 세척한다고 해도 10분만 지나면 다시 피부층으로 나와 번식하기 때문이다.
희소식은 의료계에서는 BO효소(BO Enzyme)의 발견이 향후 액취증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한 원인을 알았으니, 그에 맞는 새로운 냄새제거제나 배출억제제 등, 지금보다 효능이 오래 지속되는 강력한 치료제들이 분명 개발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땀냄새가 코를 찌를 것 같으면 발음하기도 어려운 ‘스타파일로코스 호미니스라는 박테리아가 제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의 전환(?)과 더불어 피부건강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긍정의 태도(?)로 위안을 삼으면서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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