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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카

개미는 왜 쉬지 않는가 - 휴식을 알리는 냄새 물질이 있었으면...

by 저피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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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공터의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다 보면 바닥에 기어 다니는 개미들이 한 번씩 눈에 들어온다. 무료하게 앉아있는 나와 달리 개미들은 당최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개미가 쉬지 않고 일하는 이유

 

단 한 번도 개미가 멍 때리는 모습을 본 적 없고, ‘오늘 참 덥다’ 는 듯이 쉬는 걸 본 적 없다. 시도 때도 없이, 아주 무거운 먹이를 이고 돌아다니는데 보는 사람이 자괴감을 느낄 정도다.

 

 

 

개미는 자기 무게의 5천 배를 들 수 있다

(개미는 자기 무게의 5천 배까지 들 수 있다고 한다. 외골격을 가져 외부의 충격에 강하며 목 관절이 무게를 6개의 다리와 발목으로 분산시키는 신체구조로 되어 있어서 가능하다.)

 

무진장 빠르기까지 하다. 저렇게 달리면 시원하겠다 싶을 정도로 바람에 먼지 날리듯 휘리릭 뛰어다닌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빠르기가 다르고, 저마다 뛰다 걷다 하며 속력을 조절한다. 그래서 내 눈에는 마냥 빠르기만 한데 저들끼리는 저걸로 또 우위를 가리겠지,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그나마 안타까운 이런 마음을 덜어주는 재밌는 광경은, 두 개미가 제 갈 길을 가다가 서로 충돌할라치면 갑자기 속도를 내며 방향을 틀어 둘러 가는 모습이다. 개미의 행동은 지능에 의한 것이 아닌, 복잡한 반사 체계로 해석된다는데, 그 순간엔 왠지 “어이쿠, 실례합니다” 하며 돌아가는 것 같아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개미는 냄새 물질을 분비해 소통한다

(개미는 미량의 냄새 물질을 분비해 먹이의 위치 또는 위험요소를 동료에게 알리고, 그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행동한다.)

 

 개미도 벌처럼 여왕개미, 수개미, 일개미의 계급으로 사회를 구성한다.

 

저렇게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애들은 나 같은 일개미겠지, 하는 마음에 잠시 자괴감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석된다. 비록 반사적 행동일 뿐이라지만, ‘휴식’을 알리는 냄새 물질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여기는 위험요소가 전혀 없으니 잠시 쉬었다 가세요. 쉼이란 죽지 않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하는 메시지가 곳곳에 뿌려져 있다면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다. 그런 건 없을 것 같으니, 같은 일개미로서 내 말은 닿을까 싶어 나지막이 중얼거려본다. “얘들아, 날도 더운데 조금만 쉬었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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