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38분쯤 이태원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 중, 군중이 서로 밀치기 시작하고 파티 참석자들이 호흡곤란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들은 소방서는 1단계 대응을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밤까지 100명 이상이 다치고 1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즐겁게 파티를 즐기러 거리로 나간 20대가 주로 사망한 이 참사를 겪은 후 대한민국은 국가적인 애도 기간을 보내고 있다. 고인 중에는 20명의 외국인도 있었다. 춤과 웃음으로 가득 차야 할 밤이 한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밤 중 하나로 마무리되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정부는 그날 밤 순찰 중이던 경찰관들이 10만 명이 넘는 군중을 통제할 장비가 부족했다고 말한다. 참사의 정확한 원인과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철저히 진행 중이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준비와 대처 미흡
압사사고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응책이 너무 부족했고, 군중이 따라야 할 정확한 지침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소방서는 주변에 응급구조요원이 부족하다고 했다. 할로윈 축제의 밤에 압사사고가 일어날 만큼 사람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었다.
밤이 깊어가며, 거리는 사람들이 짓눌려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더 붐비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통제가 없었고, 이미 발생한 참사를 모른 채 새벽 5시까지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장 사진들을 보면 이미 오후 9시에 인파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밤 10시 즈음에 이미 거리는 군중의 밀도가 사고를 일으키기에 충분히 높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태원의 담당관들은 그 축제가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즉각 대처하지 않았다. 참사는 분명 예방할 수 있다. 시시각각으로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경찰과 당국은 경계 태세를 갖추고 신속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축제는 결국 참사로써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여러 국가의 언론사 및 단체들이 토요일부터 이 사건에 대해 매일 같이 보도하고 있다. 수많은 시청자와 독자들이 애도를 표하고, 사전 준비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며 진상규명과 대책을 고대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건 당일 밤 당국의 불만족스러운 조치에 대해 사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희건 경찰청장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사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전 준비와 당시의 대처와 사후 조치가 미흡한 데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할로윈 축제가 일어날 것이 확실했던 밤이라 안타까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할로윈 축제 기간에 안전 수준을 넘어서는 이태원의 인구 밀도는 비단 올해의 일만이 아니라, 최소 10여 년 간 매해 반복되어 온 문제였다. 적절한 군중 통제와 안전 조치가 마련되었어야 했다.
경찰은 참사가 예상되는 시급함에 대해 여러 차례 사건 신고를 받았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 비공식적인 행사라도 인파가 몰릴 때, 특히 매해 반복되어 사전에 인파가 몰릴 거라는 예측이 가능한 경우라면 당연히 신속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어떤 안전 조치를 취해야 했는가?
이태원 할로윈 압사사고는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적절한 안전 조치와 대응을 요구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떤 조치가 취해졌어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하나?
6천 명 이상의 군중이 모이면 분명한 안전 기준과 대책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이태원 참사에는 10만 명이 넘은 군중이 모였다. 250명당 1명의 통제관(Crowd Manager)를 두는 안전 조치가 글로벌 스탠다드이자 기본이다.
인구밀도가 기준치인 제곱미터당 5명을 넘으면 400명 이상의 담당자가 배치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통제관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진 후에야 배치되었다.
그 외에 경로 파악, 접근 가능한 출구 확보, 응급 진료 구역, 행동요령이 마련되어있어야 한다. 이태원의 좁은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군중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런 곳은 인파가 몰릴 수 없게 경찰이 주시하며 관리를 하거나, 공식적인 행사로써 허가를 내어 통제 담당관들의 충분한 사전 배치와 구역 계획, 장비 확보 등을 동반했어야 했다.
이태원 참사처럼 압사사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행동 요령은?
만약 이태원 할로윈 축제와 같이 대규모의 행사에 참여할 때는, 미묘한 징후들을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파가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내가 갇혔다는 답답함이 느껴지면, 군중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다.
다만, 이미 밖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천천히 인파가 움직이는 흐름을 따라야 한다. 군중을 거스르려는 행동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군중이 급증해 발생하는 참사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인 압박 질식증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몸, 특히 가슴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압사는 폐가 제대로 확장하지 못해 질식할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이나 메고 있던 가방이 떨어지더라도 무시해야 된다. 다만 넘어진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참사와 같이 도미노처럼 더 큰 압사와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한국은 며칠 동안, 아니 아직도 비참한 심경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와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와 개인에 의한 안전 감시와 준비, 대처가 항상 작동되어야 한다. 진상규명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사망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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