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증에 대한 원인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오로지 제 개인적인 케이스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부터 아프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오랫동안 허리 통증을 안고 살아왔다. 최근 건강, 그중에서도 자세 교정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도수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도수치료를 받기 전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의사는 한 눈에 “허리보다는 굽은 어깨랑 거북목이 문제”라고 했다.
그래도 아픈 건 허리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 나 때문에 엑스레이는 허리만 찍었다. 예상외로 허리는 엑스레이상 문제가 전혀 없었다. 측만증도 없고 균형이나 높이가 다 맞았다. 의사는 '그것 보라'는 듯이 허리는 디스크가 아니라면 근육이 뭉친 것뿐이니 잘 풀고, 다음에 꼭 어깨랑 목 검사를 받으러 오라 했다.
물론 나도 어깨랑 목이 문제인 건 안다. 내 평소 자세가 굉장히 잘못되었다는 건 의사 학위가 없어도 진단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띈다. 게다가 이 몸뚱이는 유연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뻣뻣하다. 다리를 편 채로 허리를 숙이면 손끝이 발목조차 닿지 않는다.
이 자세를 취할 때 아픈 부위는 '오금'이라고 부르는, 무릎 뒤쪽에 접히는 부분이다. 그곳이 찢어질 것같이 아프면서 더는 늘어날 것 같지 않은 한계 때문에 내려가지 못한다. 이런 걸 전문용어로는 "햄스트링이 짧아서"라고 한다.
짧은 햄스트링은 허리 통증, 굽은 어깨, 거북목의 원인
도수치료를 받으며 치료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치료사도 내 엑스레이를 받아본지라 뼈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앞서 얘기한 허리를 굽히는 테스트나 다리나 팔을 들어 올리는 자세를 시키더니, 햄스트링이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햄스트링이 짧기 때문에 허리 근육을 많이 쓰게 되고, 이런 불균형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면서 허리뿐만 아니라 어깨와 목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얘기였다. 허리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어깨와 목이 아래로 굽었다고 하니, 고작 손끝이 발목에 닿지 못하게 붙잡는 게 전부였던 햄스트링이 자못 위대해 보였다.
근육은 자연히 자주 사용하고 늘려주지 않으면 수축하고 짧아진다. 일반적으로 근육은 무엇보다 강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햄스트링처럼 길이가 정말 중요한 근육도 있다.
햄스트링의 역할과 스트레칭이 중요한 이유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부분에 위치해 엉덩이와 무릎관절을 이어주는 근육을 통칭하는 단어다. 사실 이 근육은 충분히 다른 근육들을 이용할 만큼 적당한 속도로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할 때는 사용되지 않는다. 햄스트링은 폭발적인 움직임이나 순간적인 방향 변화에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선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위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전하고 햄스트링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전에는 가장 훈련이 덜 되어, 부상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잘 사용하지도 않는 만큼 잊히기 쉬운 근육이라 방치되어 짧아질 위험이 큰 것이다.
그런데도 그에 따른 대가는 잊히기 힘들 만큼 혹독한 것이 아이러니하다. 잘 쓰이지 않는 근육이 매 순간 쓰는 근육에 무리를 주어 뼈까지 변형되었다니, 그래서 일상생활에 별 필요도 없는 근육을 이용하고 늘려줘야 한다니, 햄스트링은 소위 말하는 ‘관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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