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단식 3일차 리뷰 – 더 할 수 있을까?

 

계획했던 단식 3일을 모두 마쳤다. 그 어느 때보다 긴 72시간이었다. 3일차 후기를 얘기하기 전에 몸무게, BMI, 지방량 결과부터 살펴보자. 2일 차에 비해 몸무게나 지방이 빠지는 가속도가 많이 붙었다.

3일차 단식부터 몸무게가 빠지는 속도가 붙는다.

0일차

몸무게 : 67.4kg

BMI : 21.8

지방량 : 17.3%

 

1일차(단식 전 대비)

몸무게 : 66.5kg(-0.9kg)

BMI : 21.5(-0.3)

지방량 : 16.8%(-0.5%)

 

2일차(단식 전 대비)

몸무게 : 65.6kg(-1.8kg)

BMI : 21.2(-0.6)

지방량 : 16.7%(-0.6%)

 

3일차(단식 전 대비)

몸무게 : 63.3kg(-3.1kg)

BMI : 20.4(-1.4)

지방량 : 15.3%(-2.0%)

 

 

 

총평 : 평형 상태에 이르렀다.

셋째 날이 되니 식욕이 거의 사라졌다. 이제는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잘 나지 않고, 심지어는 맛있는 요리 냄새를 맡거나, 음식 사진이나 영상을 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힌 느낌이다.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올린 ‘물단식’ 포스팅(바로가기)에서 얘기한 것처럼 <언웰>이라는 다큐멘터리에는 28일 동안 물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3일차가 되고 나니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2일차까지만 해도 식욕을 주체하는 게 참 힘들었는데, 3일차가 되니 평형 상태에 달한 것 같고, 이대로 쭉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식 3일 차 특징

식욕이 거의 사라진 것 말고 몸에 큰 변화가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2일 차를 마칠 즈음부터 시작된 건데, 마치 잠이 덜 깬 듯이 헤롱헤롱한 기분이 든다. 평소에 세상을 보는 것과 질감이 자못 다르다. 시각 자체는 꽤나 선명한데, 정신은 몽롱한 때가 많다. 그러다 가끔씩은 어지럽기도 하다. 괜스레 옛날 생각이 나고, 추억에 잠기는 일이 많다.

 

두 번째는 허리랑 목 부근에 통증이 생겼다. 처음에는 혹시나 영양소 공급이 잘 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싶기도 했는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고작 3일 단식으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 합리적인 추론은 기운이 없어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결린 게 아닐까 싶다. 힘이 없으니까 가만히 누워있다가 나도 모르게 10분, 20분 불편한 자세로 선잠이 든 적도 몇 번 있었는데 그게 원인이었을 것 같다.

 

 

 

단식 3일을 마친 소감과 후기

먹는 게 물밖에 없다보니 컵이라도 신중히 골라봤다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단식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 일부러 주말과 공휴일로 3일의 휴가가 주어졌을 때 72시간 단식을 했다. 지난 3일은 정말 영겁과 같이 긴 시간이었고, 예상대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단식을 병행하는 건 육체와 정신 건강에 모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3일이라는 황금연휴의 대부분을 굶주리고 힘없는 상태로 보내는 게 마음이 아팠다. 침대에 누워 있거나 자리에 앉아 멍하니 보낸 지난 시간이 많았다. 72시간 단식으로 인해 얻는 건강 상의 이점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당장 3일을 마친 지금 기분은 해방감이 가장 크다. 단식을 마친 직후에 당연히 몸이 가벼워지고 얇아진 느낌이야 있지만, 실제로 체내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곧장 느껴지지는 않는다.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떠한 변화들이 있는지 잘 관찰해 봐야겠다.

 

단식을 하면서 절감하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바로 삶의 낙에서 먹는 게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SNS에도 음식 콘텐츠가 정말 많다. 이전까지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식욕을 억제하려고 일부러 음식이 나오는 콘텐츠는 거르려고 하다 보니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일상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빠지니까 하루가 정말 길다.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먹고, 먹으면서 대화를 하고, 소화를 시키고, 설거지를 하는 시간들이 모두 쏙 빠져버리니까 시간이 너무 많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태초부터 잠을 자는 시간과 더불어 식사라는 행위를 하는 시간(준비부터 정리까지)을 예외 없이 가져왔다. 식상한 얘기일 수 있지만 단식을 하니 음식이 얼마나 소중한지, 식사를 하면서 타인과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먹는 행위가 일상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한 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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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으면 좋을 포스팅 ※

단식 1일차 후기 : https://averagejoe.tistory.com/172

물단식 1일차 리뷰 – 할 만 한가?

단식 2일차 후기 : https://averagejoe.tistory.com/173

물단식 2일차 리뷰 – 첫날보다 훨씬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