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신던 뉴발란스 신발이 닳아서 새로운 신발로 교체해야 할 때, ‘이번에는 다른 브랜드 신발을 구매해 보자’고 다짐을 하다가도 결국엔 뉴발란스 신발을 재구매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뉴발란스 신발의 스웨이드 재질과 캐주얼한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차려입을 때도, 편하게 입을 때도 두루 어울리는 ‘무난한’ 신발이라고 생각한다.
무난한 뉴발란스 중에서도 가장 무난한 뉴발란스 574를 오랫동안 신어왔다. 색깔을 바꿔 보기도 하고, 패턴이 들어간 걸 신어 보기도 했지만 574 시리즈를 벗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 가격이 저렴해 부담이 적었던 탓도 있지만, 내 발이 칼발이라 그런지 오히려 날카롭지 않고 둥그런 574의 셰입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있다.
최근에 뉴발란스 574가 닳고 닳아 새로운 신발을 구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신발 브랜드를 다시 기웃거리다가 결국 뉴발란스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최소한 574는 사지 말자는 마음으로 여러 시리즈들을 비교해 본 결과 뉴발란스 990v5를 구매했다. 뉴발란스의 브랜드 포지셔닝상 나와 비슷한 이유로 뉴발란스와 574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574의 대안이 될 수 있는 990v5를 비교 소개해보려고 한다.
574와 990v5의 가격 차이
가장 중요한 가격부터 보자. 신발의 가격은 판매처와 구매시기, 할인혜택 등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현재 공식 홈페이지의 판매가를 기준으로 뉴발란스 574와 뉴발란스 990v5의 가격을 비교해 보자면,각각 $84.99와 $184.99로 딱 $100(약 12만 5천 원)이 차이가 난다. 990v5가 574에 비해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결코 작은 차이라고는 볼 수 없다.
574와 990v5의 포지셔닝
뉴발란스에서는 두 시리즈를 고객에게 어떻게 소개하고 있을까? 우선 뉴발란스574부터 살펴보면, 워낙 보급형이고 저렴한 데다가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보니 대중적인 시각에서는 574가 ‘가장 뉴발란스스러운 신발’로 느껴진다. 하지만 뉴발란스에서는 574가 ‘가장 뉴발란스스러운 신발(The most New Balance shoe ever)’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574는 뉴발란스의 혁신적인 기술이나 우수한 소재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어떠한 환경에서도 신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신발이기 때문이다. 즉, 좋게 말하면 범용성이 높고, 가감 없이 표현하자면 가장 무난한 신발이라는 얘기다.
반면 뉴발란스990v5에 대한 소개는 톤 자체가 다르다. 990 v5는 “품질이라는 가치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Proof that quality still exists)” 신발이며, 성능(quality)과 스타일(style)의 최상의 조화라고 소개한다. 나아가 이 시리즈는 타협 없이 만들어졌으며(Made without compromise), 아침 조깅과 패션쇼 런웨이의 동시 필수품이라고 말한다. 574에 비해 훨씬 그 자부심과 힘이 실린 느낌이 들지 않는가?
574와 990v5 디자인 차이
574 시리즈는 복고풍의 디자인에 캐주얼한 맛이 잇는 반면, 990v5는 날렵한 실루엣과 디자인에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대표적인 컬러인 그레이 색상도 조금 다른데 574 시리즈의 회색 빛보다 990v5의 회색이 더 밝다. 그래서 청바지나 밝은 색의 바지와 매칭하면 990v5가 더 화사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며, 대신 어두운 바지에 신으면 상대적으로 튀는 느낌이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색상은 574 시리즈가 다양하고, 곧 출시 예정인 스톤아일랜드x뉴발란스 콜라보(574 레거시 그린) 제품도 574 모델이 기준인 것처럼 다양한 이벤트성 패턴이나 협업 모델이 많이 출시되는 장점이 있다.
574와 990v5 퀄리티 차이
기본적으로 두 시리즈 모두 외부는 스웨이드와 메쉬 소재의 어퍼로 되어있어 통기성이 좋고, 뉴발란스의 대표기술인 엔캡(ENCAP) 미드솔이 적용되어 내구성이 좋은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990v5의 스웨이드는 프리미엄 돼지가죽의 스웨이드로 재질이 더 좋으며, 쿠션이 좋은 Ortholite 인서트와 고무 아웃솔, 돼지가죽 라이닝, 이중 밀도 칼라 폼(dual density collar foam)이 들어가서 발목을 더 효과적으로 지지해 준다. 뿐만 아니라 정식 명칭인 “MADE in USA 990v5”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자체 생산되었고,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의미의 시리즈 이름답게 만듦새가 우수하다.
개인적인 경험상 574는 얼마 못 가 쿠션이 꺼지면서 발바닥이 아프고, 발목을 제대로 지탱해 주는 느낌은 덜하며 박음질한 실밥이 하나씩 빠지는 게 일반적인데, 990v5는 매일같이 신은지 3개월이 넘었는데도 탄력이 여전히 좋고 발바닥과 발목 모두 편안하며 안정적인 느낌이다. 물론 아직 실밥이 터진 곳도 없고, 처음엔 조금 불안해 보였던 텅에 부착된 성조기 마크도 아무런 손상 없이 튼실하게 붙어있다.
정리해 보자면 574를 좋아한다면 990v5를 싫어할 이유는 없다. 990v5가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에 캐주얼 운동화보다는 러닝화에 가까운 디자인이기는 하지만, 다른 브랜드의 러닝화에 비하면 캐주얼한 옷차림에도 썩 잘 어울린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나 경험상 퀄리티가 그만한 값어치는 한다.
물론 싼 맛에, 574의 다양한 색깔과 패턴을 여러 켤레 구매해 번갈아 신는 스타일이라면 574를 추천하겠지만, 특별한 날이 아니고는 574 한 켤레를 매일 같이 신는 사람이라면 990v5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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