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졸업의 달이다. 9월부터 학기가 시작해 졸업식을 8월에 하는 나라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정규 학기의 시작이 모두 3월이라 졸업식을 2월에 한다.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졸업식이 있는 달이라 그런지, 2월이 되면 특히 학생들이 많은 곳에선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느껴진다. 오늘은 졸업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졸업식에 관해 다루어 보려고 한다.
졸업식의 주요 역사
"졸업(graduation)"이라는 단어는 “단계” 또는 “학위”를 뜻하는 라틴어 “gradus”에서 왔으며, 졸업식이라는 행사의 뿌리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학업을 마친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다 같이 거리를 행진하는 전통이 있었다. 현대의 졸업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졸업을 기념한다는 차원에서는 최초의 졸업식 행사라고 볼 수 있겠다. “승리의 행진(triumphal procession)”이라고 불리는 이 퍼레이드는 그리스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과 유사한 최초의 졸업식은 중세시대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중세시기 유럽은 대학교에서 학위를 수여하는 공식적인 행사와 절차로써 졸업식을 개최하기 시작했으며, 최초로 알려진 졸업식은 11세기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렸다(최초의 대학교, 볼로냐 대학에 관한 포스팅 바로가기).
다만, 오늘날의 졸업식과는 다르게, 당시에는 대학 교수진이 학생들을 위해 축복의 기도를 올리는 등 종교적인 색깔이 매우 짙었다.
졸업생이 입는 가운과 모자도 중세시대 학자들이 착용했던 예복과 두건에서 유래된 것이다. 참고로 학사모에 달린 술(태슬, tassel)은 삶의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것을 상징하며, 따라서 보통 졸업식 도중에 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는 절차가 있다.
미국의 최초 졸업식은 1642년 하버드 대학에서 열렸으며, 한국의 최초 졸업식은 1897년 배재학당에서 열렸다.
한국의 최초 졸업식은 정동감리교회당에서 열렸는데, 배재학당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학교인 데다가, 당시에 정부가 영어 교육을 위탁하고, 개화된 인재들의 육성을 전폭 지원하고 있었던 터라, 졸업식이 국가행사 급으로 진행되어 왕실뿐만 아니라 장관들과 주요국 외교관들까지 모두 참석했다.
이날 졸업생 대표로 당시 22살이었던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조선의 독립(The Independence of Corea)’이라는 주제로 영어 연설을 했다. 조선과 중국의 관계부터 시작해 앞으로 조선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매우 유창히 발표해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국가별 졸업식 문화
가장 흔한 졸업식 문화를 꼽자면 졸업생들이 학위를 수여한 후, 학사모를 공중으로 던지는 것이다. 그동안 수고한 동창들과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차원의 행위다.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공중으로 던지는 행위는 국가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졸업식의 모습이 모두 같지는 않다.
영국에서 졸업식은 대개 공식적이고 위엄 있는 행사로 여겨진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졸업생들은 졸업장을 수여하고, 연설을 듣고, 보통 재학생들이 준비한 음악 공연을 관람한다.
영국처럼 졸업식이 다소 무겁고 엄숙한 나라가 있는 반면, 멕시코의 졸업식은 분위기가 매우 유쾌하다. 멕시코에서는 졸업 시즌이 되면 졸업생들이 졸업 가운을 입은 채 행진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춤을 추는 모습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밖에 나라마다 독특한 졸업식 문화가 있는 곳들도 많다. 예컨대 스페인의 몇몇 대학은 부뇰(Buñol)에서 열리는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축제로 졸업을 축하하기도 한다. 졸업생들을 향해서 토마토를 던져 맞히며 졸업을 축하하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졸업생들이 자신이 일군 업적을 축하하기 위해 야간에 횃불을 들고 퍼레이드를 하기도 하며,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학생에서 성인이 되는 것을 상징하는 행위로 빗자루를 뛰어넘기도 한다. 그 의미는 앞서 다룬 학사모의 술을 오른쪽 변에서 왼쪽 변으로 옮기는 것과 유사하다.
졸업생이라고 해서 모두 평범한 졸업 가운을 입는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는 기모노를, 그리스에서는 토가를,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 부족의 전통의상을 입어 본인의 뿌리와 역사를 지키고 기념하기도 한다.
예복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자면, 일본에서는 졸업식에서 교복의 두 번째 단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전통도 있다. 두 번째 단추를 주는 이유는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단추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유사하게 한국에서는 교복에 달린 본인의 명찰을 졸업식 날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문화가 있다. 물론 명찰을 주는 이유는 자기의 이름이 곧 본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낭만적인 문화가 아닐 수 없다!
졸업식 선물 추천
졸업이라는 것이 생일처럼 매해 오는 것도 아닐뿐더러, 워낙 인생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보니, 졸업생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졸업 선물에 정답이나 근본이라는 것이 있지는 않다.
다만, 의미 있는 졸업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사회인’이라는 신분으로 거듭나는 변곡점이라는 메시지가 선물에 담기면 좋다.
▷노트북, 태블릿: 졸업 후에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공부에 실용적인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의 기기
▷양복, 구두 또는 액세서리:취업 면접이나 사회생활에서 종종 입게 될 정장이나 구두, 또는 포멀한 넥타이나 시계 또는 목걸이
▷책 또는 잡지 구독료: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졸업생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 만약 졸업생의 직업 관심사가 무엇인지 안다면 해당 분야와 관련된 전문 잡지를 구독해 주는 것도 매우 감동적인 선물이 될 것이다.
▷경험 선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거친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생을 위해 페러글라이딩이나 다이빙과 같이 매우 특별한 체험을 대리로 등록해 주는 것이다. 한 단계 톤을 낮춰서 건강을 잘 관리하라는 의미로 헬스나 요리 수업을 등록해 주는 것도 좋다.
▷노트, 펜, 편지지: 졸업생의 이름이나 이니셜이 각인된 고급스러운 사무용품
▷졸업장 액자: 졸업장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세련된 액자
▷현금: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독립을 위한 임대 혹은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 보태라고 돈을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 상품권: 학업으로 고생했을 졸업생에게 잠시 쉬다 오라는 의미의 여행 상품권이나 숙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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