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온라인 멘토’ 중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게리 베이너척(Gary Vaynerchuk)이다. 성을 줄여 게리비(Gary Vee)로 불리기도 한다.
자기계발 콘텐츠를 올리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확연하게 다른 점은 바로 그의 에너지다. 쉴 줄 모르는 체력, 욕설이 난무하는 거친 언행, 사탕발림이라고는 일절 없는 직설적인 태도가 그의 몇 가지 모습이다.
힙합 문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은어 중에 ‘허슬러(Hustler)’라는 단어가 있다. 허슬러는 통상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열심히 매진하며 자기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사람을 일컫는다. 한 가지 직업에 종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일을 하는 N잡러여야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쉼 없이 움직이는 열정을 기본적으로 내재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허슬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게리 베이너척이다.
게리 베이너척 프로필
게리 베이너척은 1975년 11월 14일생이다. 게리의 가족은 구 소련에 살다가 1978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처음에는 뉴욕주 퀸즈에서 살다가 뉴저지주 에디슨으로 이사를 해 정착했다.
그의 가족은 성공해서 미국으로 온 케이스가 아니라 유태인으로 살기 고달팠던 소련을 피해 미국으로 온 것이었다. 요컨대 집안 사정은 넉넉하지 않았고, 게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판대를 세워 레모네이드를 팔거나, 베이스볼 카드를 거래하며 용돈벌이를 했다.
나중에도 밝혔듯이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학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A나 B의 학점을 받은 과목은 거의 없었고, D나 F가 성적표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주눅들지는 않았다. 그는 레모네이드를 팔고 베이스볼 카드를 거래하던 어린 나이에 자신이 뼛속까지 사업가(Entrepreneur)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미국에서 자리를 잡던 게리의 아버지는 1980년 대에 와인 소매사업을 시작했다. 게리는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아버지의 사업 운영을 도왔고,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곧장 점포를 물려 받았다.
그러고는 기존의 방식대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온라인 판매를 하는 등 사업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여기서 게리의 레거시가 시작되었다.
게리 베이너척 주요 경력과 주요 사업
시작은 바로 와인 라이브러리(Wine Library)였다. 그는 아버지가 가게의 운영을 맡긴 직후에 곧장 가게의 이름을 Wine Library로 바꾸었다. 그러고는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흔한 사업 전략이 아니었다. 고객들을 상대로 발행하던 이메일 뉴스레터와 잠재 고객까지 노려 제작한 공개형 영상들은 특히 소상공인에게는 굉장히 생경한 마케팅이었다.
Winelibrary.com라는 홈페이지까지 개설한 그는 단순히 고객들에게 와인을 판매할 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다. 더 크고 장기적인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는 에피소드마다 몇 가지 와인을 시음하고 설명하며 추천하는 영상, 나아가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미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훈련들을 하는지 소개하는 영상 등 고객이 아닌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영상들을 만들어 게시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와인 라이브러리의 가치는 그가 사업을 물려 받은 1999년부터 2005년 사이에 $3M(약 40억)에서 $60M(약 770억)로 급등했다.
와인 라이브러리의 성공을 기반으로 그는 동생과 함께 두 번째 사업을 2009년에 공동창업했다. 바로 베이너미디어(VaynerMedia)다. VaynerMedia는 온라인 마케팅 회사로, 여러 분야 중에서도 그가 와인 라이브러리를 성공시킨 주요 수단이었던 소셜 미디어(SNS)에 특화되어 있다.
틱톡, 민트모바일, 위워크, 유니레버, 유니세프, 틴더, 인디드 등을 주요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으며 뉴욕, LA뿐만 아니라 런던, 도쿄, 멕시코시티, 싱가포르, 방콕, 시드니, 프탈링자야(말레이시아)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현재 재직 중인 직원의 수는 1,000여명이다.
베이너미디어의 성공과 함께 그는 온라인 마케팅을 넘어서 IT업계의 전문가로 급부상했다. 그에 따라 여러 방송사에서 그를 섭외하기 시작했으며, 베스트셀러 책도 몇 권 쓰게 되었다. 대표작으로 <Crush It!>, <The Thank You Economy>, <Jab, Jab, Jab, Right-Hook>, <Ask GaryVee>가 있으며, 네 권 모두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후로도 <Crushing It!>과 최근에 발간한 <Twelve and a Half>를 내며 작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농담 섞인 말로 본인이 태어나서 읽은 책보다 쓴 책이 더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IT시장, 스타트업의 전문가답게 엔젤 투자자로서도 큰 수익을 낸 바가 있다. 그가 엔젤 투자에 참여한 대표적인 회사로는 텀블러(Tumblr), 우버(Uber),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가 있다.
2021년에 게리 베이너척은 NFT 시장에도 뛰어들어 비프렌즈(VeeFriends)라는 프로젝트를 런칭했는다. 그는 자신이 직접 그린 268개의 캐릭터들로 1만여개의 NFT를 만들었고, 각 NFT마다 고유한 권한을 부여했다.
NFT마다 게리와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토큰도 있고, 게리가 선물을 보내는 것도 있다. 매년 게리 베이너척이 개최하는 컨퍼런스 비콘(VeeCon)의 입장권이 포함된 NFT도 있으며, 심지어는 게리와 운동이나 게임을 하는 토큰도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로 3개월 만에 1,000억($90 Million)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게리 베이너척의 철학과 메시지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고, 이미 모두가 아는 진부한 내용인 것 같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분명한 정답인 것들이다. 진부한 메시지도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울림이 있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게리 베이너척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를 아무나처럼 하지 않는 멘토라고 할 수 있다.
서면으로 정리해도 뻔한 얘기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으니, 꼭 그의 인터뷰나 강연 또는 하루에도 수 십개씩 올라오는 콘텐츠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1. 눈치보지 마라
주변인이나 사회의 눈치를 너무 보지 말라는 게 게리의 가장 주요한 메시지다.
연장 선상에서 30대~40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너무 늦었다”라고 자책하는 것이라고 한다. 40대에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적어도 10년은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그때까지 알게 모르게 쌓인 능력치가 우여곡절의 기간을 단축시킬 것이라 한다.
반대로 20대에는 성공보다는 경험과 실패를 즐기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사업이든 취미든 간에 실패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할 기회가 적어도 20년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에도 주위의 시선이나 사용자의 반응에 너무 휘둘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지양해야 된다고 한다.
콘텐츠는 하루에 수십 개씩 올리고 발행해야 한다는 게 게리의 주장이다. 설령 당장에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꾸준히 콘텐츠를 내다보면 결국엔 반응이 오기 마련이고, 기존에 올렸던 콘텐츠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내며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2. 경쟁을 즐겨라
현대인의 가장 안타까운 모습은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 시발점을 생각해보니 치열한 경쟁을 지양하는 사회와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게리 베이너척은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각종 ‘참여상’을 수상하며 ‘누구나 1등’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1등을 하지 못할 영역이면 자연스럽게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못해도 잘했다는 칭찬을 받기 보다는 냉철하게 무엇을 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혹은 애초에 잘 할 필요가 있는 영역이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된다.
누구에게나 대학교를 다니는 게 정답은 아니다. 대학교에 졸업한 다음에는 취업을 하는 게 ‘정석’도 아니다. 경쟁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게 아니라, 경쟁 자체를 즐기고, 질 때 오히려 더 의지를 불태울 줄 아는 태도가 현대 사회와 자본주의에서 앞서갈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3. 겸손하고 감사해라
다른 메시지들을 곱씹어보면 게리 베이너척은 굉장한 냉혈한에 나르시시스트인 것 같고, 오히려 지나치게 거칠고 과한 에너지가 주위 사람들을 밀어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게리가 강조하는 세 번째는 바로 겸손과 감사함이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를 연상하게 하는 그의 주장은 바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친절만이 결국엔 무언가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이 또한 계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여유가 있으면 베풀고, 마음이 간다면 더 열심히 도우라는 것이 그의 진심이다.
오히려 그는 거친 언행과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길만 걷는 고집이, 스스로에 대한 겸손함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전혀 충돌하지 않는 가치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게리 베이너척의 최종 꿈은 바로 어렸을 적부터 그가 열성적인 팬이었던 NFL 미식축구팀 뉴욕 제츠(New York Jets)를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열정에 걸맞은 웅장한 목표가 아닐 수 없다. 게리가 수 없는 허슬링 끝에 결국 뉴욕 제츠의 단독 구단주가 되어 신화를 완성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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