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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리뷰

<맨 얼라이브(Man Alive)> 리뷰 -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by 저피 202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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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얼라이브> 책 줄거리

<맨 얼라이브(Man Alive)>의 작가인 토머스 페이지 맥비는 트랜스젠더 남성이다. 페이지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몸으로 살았던 시절에서부터 토머스라는 이름으로, 남성의 몸으로 살게 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맨 얼라이브>에 담았다. 여기서 토머스는 무엇이 남성을 만드는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며 답을 찾아간다.

 

트랜스젠더 에세이 <맨 얼라이브> 리뷰

 

그는 여성이었던 당시 그녀에게 큰 상처를 준 두 남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첫 번째 남성은 어린 시절 그녀를 성폭행했던 아버지고, 두 번째는 29살 때 그녀에게 총구를 겨누었던 강도다. 심지어 깊은 트라우마를 겪고 난 한참 뒤에야, 그녀는 그 아버지가 본인의 친아버지가 아니었다는 사실과, 그녀가 겨우 도망쳤던 강도가 여성들은 살려주는 살인범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페이지는 양아버지의 성폭행이 그녀의 남성성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그리고 여성의 몸이라는 이유로 느껴야 했던 무력감과 역설적으로 그로 인해 죽음을 면할 수 있었던 강도 사건의 치욕스러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뇌한다.

그리고 그는 두 여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의 아내엄마다. 두 남성으로부터 받은 깊은 트라우마를 함께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때로는 원망의 화살이 그들을 건드리기도 했지만 그들은 늘 토마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어쩌면 토마스를 남성으로 만든 것은 그가 도망치고 싶었던 두 남성의 트라우마가 아니라 그가 스스로를 찾을 수 있게 늘 지지해 준 두 여성이었을 것이다.

 

무엇이 남성을 만드는가? 그것은 성기도, 근육도, 폭력성도 아니다. 남성 스스로가 남성을 만드는 것이다.

트랜스젠더 에세이 <맨 얼라이브> 주제

인간은 무엇이 만드는가? 인간은 단순히 태어난 몸 그 자체도 아니고, 겪은 트라우마의 결과물도 아니며, 사회가 호명하는 유형이나 성질도 아니다. 토마스는 인간이라는 것은 자연히 다른 인간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다만 누구에게 어떤 영향력을 어떻게 줄지에 대한 선택권은 본인이 가지는 것이 인간이라 말한다.

개인의 회고록인 데다, 가장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풀어나간 에세이다 보니 그의 삶이나 생각에 대해 더 많은 해석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이 책의 주제를 단지 젠더의 영역에만 국한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시스젠더든, 반대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든 자아를 확인하고 해석하는 일은 모든 인간의 공통된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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