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레고로 재테크를 하는 ‘레테크(Lego+재테크)’를 다룬 기사를 보고 자못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시 아이의 감성을 가진 어른을 일컫는 말인 ‘키덜트(Kid+Adult)’의 붐과 근로소득만으로는 노후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불안이 중첩되어 부각된 현상이었다.
한정판 레고 세트는 프리미엄이 붙어 수백, 수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웃돈을 얹어 팔 요량으로 구매한 지 몇 년이 지난 제품을 비닐 포장조차 뜯지 않은 채 애지중지하며 손과 먼지가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였다.
춘천 레고랜드 리조트로 다시 선 레고
2022년에 춘천에서 개장한 레고랜드 리조트가 다시 한 번 키덜트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어린아이들보다 어렸을 적 레고를 가지고 놀던 20~30대 어른들이 레고랜드 리조트 개장에 더 열광했다.
생각해보면 레고처럼 똑같은 제품을 70여 년 간 변함없이 생산해 팔면서 수익뿐만 아니라 대중성과 문화적 시의성까지 유지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이미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유아의 창의력과 감각을 발달시키는 교육 용품으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제2의 시장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오락과 교육을 겸한 시장에서는 가희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고의 어원, 레고의 역사:
레고의 창업자는 목수 출신의 덴마크인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다. 올레는 1932년부터 운영하던 목공사에서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부수적인 사업으로 판매하던 장난감이 매출의 주를 이루기 시작하자 1934년에 본격적으로 ‘Lego’라는 이름의 장난감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레고의 어원은 “잘 놀다(Play Well)”라는 뜻의 덴마크어 ‘leg godt’에서 왔다. 회사는 가족 경영으로, 올레의 아들과 손자를 통해 2대, 3대째 내려오다가, 4대 레고 그룹의 회장직을 창업자의 친족이 아닌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Jørgen Vig Knudstorp)가 2017년에 이어 받았다.
올레가 이끌던 초반에 레고는 완성형 나무 장난감을 위주로 판매하다가, 1958년에 그의 아들인 고트프레드가 레고를 이끌 때 비로소 우리가 아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바로 1958년에 레고가 오늘날까지 이어져오는 플라스틱 레고 블록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고, 블록형 장난감을 주력 사업으로 삼게 되었기 때문이다.
레고의 재미난 사실:
- 1958년에 생산되었던 레고 블록과 오늘날 판매하는 레고 블록은 서로 완벽하게 맞물린다.
60년 전에 판매하던 상품과 지금 판매하는 상품이 완벽히 호환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 8개의 스터드(블록끼리 조립하기 위해 튀어나온 돌기)가 달린 기본 블록 6개를 조립할 수 있는 방법은 9억 가지가 넘는다.
레고가 아이들의 창의력과 표현력, 공학적인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이유를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아이의 손으로도 충분히 움켜쥘 수 있는 6개의 작은 조각으로 9억 개가 넘는 새로운 조각을 창조할 수 있다는 건 곱씹을수록 놀라운 사실이다.
- 지금까지 생산된 레고를 모두 이어 붙이면 지구와 달을 5번 이상 오갈 수 있는 길이가 되고, 연간 판매되는 레고를 이어 붙이면 지구를 5바퀴 돌 수 있는 길이가 된다.
참고로 매 초마다 전 세계에서 7개의 레고 세트가 판매된다고 한다. - 매년 3억 6백만 개의 장난감용 소형 타이어를 생산하는 레고는 생산량, 판매량으로 따졌을 때 세계 최대의 타이어 제조업체가 된다.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에 투자한 이유를 ‘십 년 후, 백 년 후에도 사람들이 마실 음료’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레고도 십 년 후, 백 년 후에도 팔릴 상품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장난감 가게에는 언제나 레고 제품만 진열해 둔 구역이 따로 있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든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활용법이 무궁무진한 레고 블록처럼 대단해 보이지 않는 이 소박한 플라스틱 장난감은 앞으로도 세대에 세대를 거치며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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