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코스트코 서핑보드’라고 불리는 웨이브스톰(Wavestorm) 서핑보드를 샀다. ‘소프트 폼’ 또는 ‘Foamies’라고 불리는 스펀지 재질의 소프트톱(Softtop) 보드고, 길이는 8피트다. 보통 초보자들이 에폭시(epoxy)나 PU 재질의 서핑보드로 넘어가기 전에 사용하는 보드다. 두께가 두껍고 부피가 많이 나가 물에 잘 뜨고 파도를 잡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9피트짜리 PU 보드(모던의 블랙버드)를 타다가 팔고 미국으로 왔는데, 이곳에서 다시 하드톱(Hardtop) 보드를 구매하려고 보니 마음에 드는 보드는 나타나지 않고, 시간만 너무 지체되는 것 같아 급하게 페이스북 마켓을 통해 중고거래로 웨이브스톰 소프트톱 서핑보드를 사게 되었다. 아주 미세한 딩(ding) 외에는 사용감도 거의 없었고, 가격은 $100 조금 넘게 지불했다.
웨이브스톰 서핑보드(일명 코스트코 서핑보드)
흔히 웨이브스톰 서핑보드가 ‘코스트코 서핑보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실제로 코스트코(Costco) 매장에서 웨이브스톰 보드를 판매했었기 때문이다.
웨이브스톰 보드는 AGIT Global이라는 대만 회사에 의해 생산되었는데, AGIT는 기존에도 코스트코에 스펀지 재질의 장난감을 판매하던 업체였다. 코스트코와의 협업으로 2006년에 처음 웨이브스톰 보드가 $99에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판매와 동시에 여러 코스트코 매장에서 성행하였다. 서핑의 대중화와 스펀지보드의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웨이브스톰은 그 후로도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유지했는데, 2020년에 코스트코가 취급을 중단하였고, 그후로 웨이브스톰은 독립하여 생산과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던 2020년까지는 $99에 신제품이 팔렸지만, 이제는 모델이나 크기, 색상 등에 따라 $200~$300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요컨대 엄밀히 말하자면 웨이브스톰은 더 이상 ‘코스트코 서핑보드’가 아닌 것이다.
코스트코 서핑보드 vs 이마트 서핑보드 비교
한국에서 소프트톱 서핑보드에는 양대산맥이 있는데, 첫 번째는 지금 다루고 있는 ‘코스트코 서핑보드’라 불리는 웨이브스톰(Wavestorm)이고, 두 번째는 ‘이마트 서핑보드’라고 불리는 마르(MAR) 보드다. 나는 처음 서핑을 배울 때 9피트짜리 이마트 서핑보드로 배웠고, 지금도 서핑의 성지인 양양에 가면 강습용으로 해변가에 널브러진 스펀지보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 보드 모두 스펀지 재질의 소프트톱 보드라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가격이 저렴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부력이 높아 물에 잘 뜨며, 보드에 맞아도 아프지 않다는 점에서 초보자에게 적합한 보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하드톱 보드는 아주 살짝만 부딪혀도 딩(ding)이 나기 때문에 보드를 운반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데, 비교적 소프트톱 보드는 가벼운 충격에는 손상을 입지 않아 아직 보드를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가 습관을 기르는 데에 유용하다.
그래도 굳이 두 개를 비교하자면 개인적으로 웨이브스톰이 조금 더 견고한 느낌이다. 이마트 서핑보드는 오래 사용하다 보면 겉면에 붙인 필름이 떨어져 너덜너덜해진다거나, 그러고 나면 작은 충격에도 내피에 딩이 나서 안쪽으로 물이 스며드는데, 웨이브스톰은 외관이 더 깔끔하고 튼튼하다(웨이브스톰도 외피가 해지기는 하나, 마르처럼 벗겨지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파도를 잡았을 때도 1피트가 더 작은 데에도 불구하고 더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한편 리시의 길이는 너무 애매해서, 뭍에서는 계속 반대 발에 걸리고, 물에서는 핀에 걸려 결국 9피트짜리로 교체를 했다.
코스트코 서핑보드 웨이브스톰 구매시기
과거 코스트코에서 취급할 때의 가격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지만, 아직도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서핑보드는 강습이나 대여를 통해 빌려 쓰다가, 본격적으로 서핑에 입문할 때 구매를 고려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양양에서 흔한 마르(이마트 서핑보드)로 시작을 하고, 서핑에 재미를 들여 앞으로 계속할 것 같다 싶으면 바로 PU나 에폭시 보드를 사기 전에 웨이브스톰(코스트코 서핑보드)을 구매하는 순서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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