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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카

짜증 나는 거짓말 유형

by 저피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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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대한 마크 트웨인 명언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에 관한 명언을 많이도 남겼다. 대표적인 예로 아래와 같은 명언들이 있다.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을 때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돌 수 있다.”
“진실을 말한다면 따로 기억해둘 필요가 없다.”
“세상에는 세 가지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엿 같은 거짓말, 그리고 통계.”

가장 재치 있고 예리한 명언은 세 번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바로 두 번째 명언에 관한 얘기다. 진실을 말한다면 따로 기억해둘 필요가 없다는 건, 거짓을 말한다면 그 거짓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거짓말을 할 생각이라면 끊임없이 본인의 거짓말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한 의무감, 그리고 죄책감이 동반되어야 하고, 최소한 그걸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이라도 있어야 한다. 거짓말은 툭, 하고 상대방의 코트로 공을 밀어 넣고 마는 게 아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

거짓말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믿음에 근거한다. 첫 번째는 본인이 거짓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다. 자연히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인은 거짓말이 반복되더라도 제 꾀에 넘어가지 않고, 변주하는 각본을 소화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상대방이 계속해서 속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본인이 상대방보다 지적이고, 논리적이고, 일관적일 수 있다는 자만심과 상대방에 대한 괄시가 전제되어 있다.

 

물론 순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나, 속이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 없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내뱉는 경우다. 얼핏 보면 불쌍해 보이나 겪어보면 무척이나 불쾌한 경우다. 이러한 거짓말에는 대개 ‘본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관념에 수반되는 찝찝한 죄책감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기분 나쁜 거짓말

거짓말을 했을 때는 본인의 실수를 이내 깨닫고 진실을 밝히며 사과를 하면 된다. 가장 기분 나쁜 거짓말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거짓말이다.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당한 상대로서는 그 모욕감이 어떠한 경우보다도 심하다. 상대는 나를 멸시하고, 스스로는 자만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한꺼번에 내비치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억울한데 상대는 미안해하지 ‘않는다’ 정도가 아니라 ‘그 생각조차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거짓이 모두에게 탄로 나서 이제는 속 시원하게 서로를 대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자. 이때 내가 그 거짓에 대해 따져 묻는다면 그때가 정말 마지막 기회다. 이 경우 정답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의 상식 수준이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끌고 오는 사람이라면 “정말 그랬다고?”라고 하거나 “아닐 걸, 누구한테 들었는데?”라며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본인도 거짓말의 피해자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런 부류라면 대개는 특정 인물을 꼽는 게 아니라 단체나 사회, 회사 또는 소문과 같이 불특정 다수, 혹은 추상적인 대상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이보다 더 최악의 경우는? 내가? 언제?”라며 시치미 떼고 가식적인 미소를 띨 때. 미안해하지 ‘않는다’ 정도가 아니라 ‘그 생각조차 없다’는 게 내 생각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재확인시킬 때. 이때는 정말이지 꼭지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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