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온 범세계적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기후 변화다. 마치 방 한 켠에 놓인, 미루어 둔 방학 숙제 같았던 기후 변화의 문제가 이제는 코앞에 놓인 위기로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슈퍼 태풍, 지진, 홍수, 그리고 가뭄과 같은 이상 신호들이 목격되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올라가고, 만년설은 녹고 있다. 기후의 문제는 지구의 단위에서는 아주 작은 온도의 변화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속에 사는 인류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결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란?
UN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지구를 다시 살기 좋게 치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례 정상회담을 조직했다.
‘COP(Conference of Parties)’라는 이름의 이 정상회담은 한국어로 ‘당사국총회’로 불리며, 제 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줄여서 COP27은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진행되었다.
기후 변화의 원인과 결과
자연재해 발생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는 TV나 인터넷을 켜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실시간 재난 뉴스를 접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우리 인간에 의해 야기된 기후 변화 때문에, 지구 기온은 인간이 적응하기 어려운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소위 말해 자충수를 두었다는 것이다.
인류가 초래하고 있는 인구 과잉, 환경오염, 화석 연료의 사용, 삼림 벌채가 모두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른 결과는 토양 침식, 대기 질 저하, 식수 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해수면도 최대 8피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대기 중에 축적된 온실 가스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여 만년설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의 변화는 홍수를 일으키고 섬을 가라앉히기까지 할 것이다. 거대한 바다는 따뜻해진 대기에 매우 천천히 적응해 나가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불안정한 변화는 210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 밖에도 태풍과 호우의 강도가 더 강해진다거나, 산불 피해가 심해진다거나, 극지방의 얼음이 모두 녹아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크고 작은 상관관계들은 수없이 많다.
제27차 당사국회의, COP27
COP27에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약속했다. COP에는 국가 지도자, 장관, 실무자와 협상가뿐만 아니라 환경운동가, 기업인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석한다. 올해 열린 COP27은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의 해변 도시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진행됐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총회(COP27)는 COP26에서 합의된 석탄의 단계적 감축, 온실가스 긴급 감축,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이상기후 적응을 돕기 위해 2025년까지 기금을 두 배로 확대하기로 한 계획들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기후 변화에 관한 10가지 인사이트
UN은 또한 2022년도에 기후에 대해 발견한 10가지 인사이트를 공개하였다. 10가지 인사이트는 하기와 같으며, 당연히 COP27에서 주요한 주제들로 다뤄졌다.
1. 기후 변화의 적응에도 한계는 있다.
- 사회와 생태계는 이미 기후 변화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기온이 계속 상승할수록 인류가 그에 맞춰 적응하는 효율은 떨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2. 위험 지역의 취약성이 더 극심하다
-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가 가장 덜한 국가보다 기후로 인한 사망률이 15배 높다. 아프리카, 아시아, 중앙 아메리카, 중동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지역에 약 16억 명이 살고 있으며, 환경적 취약성과 사회적 취약성이 더해지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은 더 떨어지게 된다.
3. 기후 변화는 다양한 형태로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 열과 관련된 사망의 40%가 기후 변화 때문이며, 산불의 빈도 증가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향후 전염병 발생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 기후로 인한 이주는 증가할 것이다.
-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지며 점차 기후 때문에 이주하는 일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은 사후 대응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과 관리를 동원한 예측 접근 방식(anticipatory action)으로 전환해야 한다.
5. 인간이 안전하기 위해서는 기후가 안전해야 한다.
- 기후 변화는 갈등을 심화시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볼 수 있듯, 충분히 폭력과 분쟁, 심지어 전쟁까지 촉발할 수 있다.
6. 지속 가능한 토지 사용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 농업을 하기 위한 삼림 벌채가 결국 기후 변화를 일으켜 역설적으로 농업 활동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따라서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의 토지 사용과 이를 위한 정책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7. 기업들이 기후 개선에 대한 기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데, 대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더 많은 투명성과 실천을 요구하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8. 손실과 피해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 기후 변화로 인한 막대한 손실과 피해는 이미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비단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나아가 비경제적 손실과 피해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고, 위험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와 담론이 필요하다.
9. 참여를 유도하는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 기후변화는 모든 개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이 사안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 연구 결과, 포용적인 정책과 참여를 유도하는 의사결정 체제에서 기후 변화의 문제는 더 효과적으로 해결되었다고 한다.
10. 경제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 파리 협약에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량과 실제 배출량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부와 성공을 GDP와 같은 지표로 정의하는 경제의 논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가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도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현재 기후 변화를 둘러싼 국가 간 구조적 장벽과 뿌리 깊은 불평등도 이러한 문제에서 발현된 것이다. 경제의 논리에서 벗어나 자원의 효율성과 인간 복지의 향상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전환되어야 한다.
개인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우리가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아무래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자동차에 투자한다거나,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겠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면, 개인으로서도 기후 개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2. 시민으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권리 행사
10가지 인사이트 중 하나로도 다루어진 것처럼, 개인 또는 조직 단위로 가능한 많은 목소리를 내며, 기업들의 동참과 정부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면 기후 개선의 속도와 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3. 식습관 바꾸기
육류 산업은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하여 기후 변화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육류를 조금 줄이거나, 육류 산업에 보다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생산 방식을 요구한다면 간접적으로 기후 변화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
마치며…
유엔이 매년 정당 회의를 개최하지만, 기후 변화는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우리 모두에게 큰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인간이 기후 변화에 맞춰 적응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심화하고 있다.
세계 지도자들, 전문가들, 과학자들은 충분한 대응을 하고 있는가, 기업들은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노력하고 있는가, 그보다 우리 개개인은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기후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가, 꾸준히 물어보아야 할 시기다.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자식과 후손들이 숨쉬기 힘든 세상에 살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기후 개선을 위한 크고 작은 변화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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