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중교통이 유용한 도시다.
피렌체는 페렐로테 피렌체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이동이 매우 간편한 편이다. 크지 않은 공항 바로 옆에 트램역이 붙어있고, 트램을 타고 종점까지 가면 시내 한복판인 우니타역(Unità)에 도착한다.
티켓의 가격은 1.5유로고, 티켓을 구매하면 90분 동안 트램뿐만 아니라 시내버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피렌체는 크지 않은 도시인데, 워낙 볼거리가 도시 전역에 퍼져 있기 때문에 걸어서 모두 소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최대한 대중교통을 활용하길 추천한다.
사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에게 현지 대중교통은 그리 편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언어뿐만 아니라 노선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티켓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생각보다 복잡한 데가 많으며, 특히 관광도시일수록 대중교통에서 자주 벌어지는 소매치기나 사기행각에 진절머리를 쳐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피렌체는 적당한 크기라 노선이 복잡하지도 않고, 시내버스가 짧은 주기로 도시 전체를 돌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티켓의 구매 및 사용 방법도 직관적이다. 게다가 경험해본 바, 피렌체에 머무는 동안 트램이나 버스에서 누가 귀찮게 하기는커녕 접근해 온 일조차 없었다.
2. 아는 만큼 보인다.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피렌체는 아는 만큼 보이는 도시다. 물론 기초 지식이 전무해도 충분히 아름답고 독특하다고 느껴질 만한 도시지만, 건물과 거리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중세시대와 대비되는 르네상스의 특징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도시에서 느끼는 재미와 매력은 배가된다.
긴 터널과 같은 중세시대를 지나 르네상스가 출현하게 된 계기, 그리고 알프스를 넘어 유럽 전역에 퍼진 그 혁명의 시초가 왜 하필 피렌체라는 도시였는지에 대한 공부와 생각을 해본 뒤에 도시를 방문하면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직접 경험해보는 듯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여유가 있다면 어느 정도 공부를 해가는 것이 좋겠고, 준비가 미흡했다면 투어를 신청해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도시를 탐험하기를 제안해본다.
3. 거리 곳곳에 역사가 숨어있다.
역사와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렌체는 보물찾기 놀이터와 같은 도시다. 르네상스의 산물은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백년의 시간을 이겨내며 아직까지 거리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래서 피렌체뿐만 아니라 토스카나(Toscana)주를 여행할 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재미는 전역에 퍼져 있는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 붙은 건물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게다가 예컨대 다비드상이 원래 전시되어 있던 위치가 그리 높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꽤나 평범한 곳이었다는 걸 실제로 보고, 당대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이러한 소소한 재미들을 찾아 즐기다가 피렌체 여행 막바지에는 꼭 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o)에 올라 피렌체 전경을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도시가 불러일으킨 상상과 감성을 곱씹어보기 바란다.
4. 끼니를 대충 떼우는 건 여행의 절반을 잃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 주머니가 가벼웠던 배낭여행의 버릇을 아직까지 버리지 못해 여행에서 먹고 마시는 일에 소홀한 편이다. 하지만 피렌체에서만큼은 그런 태도를 가져선 곤란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소 품종인 끼아니나(Chianina)로 만든 피오렌띠나 스테이크(Bistecca alla Fiorentina)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로 만든 끼안띠 와인(Chianti)의 마리아주.
이탈리아에서는 ‘일반 커피(caffé normale)’라고 불리는 에스프레소와 직후에 입가심으로 마시는 탄산수의 독특한 조화, 아무리 배가 불러도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아내고야 마는 티라미수와 젤라또.
그밖에도 현지에서 먹고 마셔봐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굳이 꼭 피렌체에서 먹어야만 하는 것들은 아니지만, 피렌체는 여행을 하는 틈틈이 세끼를 정식으로 챙기며 맛의 여행에도 충실해야 하는 도시임은 분명하다.
5. 피렌체에서는 투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피렌체는 어쨌든 관광도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고, 유럽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고민하게 되는 여행지다.
비슷한 관심사와 일정을 가진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리는 터라 미술관이든, 성당이든, 레스토랑이든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은 사전에 모두 예약을 해가는 것이 좋다. 피렌체에 도착해서 예약을 하면 이미 늦을 공산이 크고, 입장줄 만큼이나 티켓을 구매하는 줄이 길어서 미리 준비해놓지 않으면 안 그래도 아까운 시간을 너무 허비하게 된다.
요컨대 ‘분위기를 봐서’ 하자는 자유로운 여행객의 마인드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도시라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피렌체라는 도시에서 이탈리아의 현주소를 모두 이해하려고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는 마치 전주 한옥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을 보고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한다.
그러니 피렌체에서는 과한 기대와 욕심을 갖기보다는 성실한 투어리스트가 되는 것이 도시를 즐기는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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