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 없는 결혼식 사회 대본과 사회자 팁!
요즘엔 주례가 있는 결혼식보다 주례 없는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양가에서 직접 성혼선언과 간소한 덕담 또는 축사를 하고, 축가도 한 팀만 진행해 예식 시간이 30분 내외로 단축되는 일이 흔하다.
주례 없는 결혼식일수록 누구보다 사회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당사자인 신랑신부, 그리고 양가 외에 제삼자로서 결혼식을 직접 축하하는 주요 인물인 주례가 빠지면, 그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역할이 사회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오늘은 주례 없는 결혼식의 일반적인 식순에 따라 사회자가 하는 멘트(대본)와 더불어 사회자가 참고하면 좋을 만한 팁을 정리해 본다.
[개식 예고]
장내에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신랑 ㅇㅇㅇ 군과 신부 ㅇㅇㅇ 양의 결혼식이 거행될 예정이니, 내빈 여러분께서는 식장 안으로 입장하셔서 마련된 좌석에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잠시 기다려 주시고, 소중한 예식 시간을 위해 휴대폰은 꺼두시거나 진동으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예식 시작 10분 전, 그리고 5분 전에 개식 예고를 하는 것이 좋다. 하객들이 식장 안팎에서 담소를 나누어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각각의 예고 때 멘트를 2번씩 중복해서 안내하는 것이 좋다. (2번째 예고 시 “다시 한번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
[개식사]
정말 많은 분들께서 와 주셨는데요. 바쁘신 가운데 두 사람의 성스러운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 신랑, 신부, 그리고 양가를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대신 그날의 상황에 맞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일 예식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에’ 등으로 바꿔주는 것도 좋다.
본격적인 예식에 앞서 사회자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예식의 사회를 맡은 신랑/신부 ㅇㅇㅇ군/양의 친구 ㅇㅇㅇ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때 분위기를 봐서 호응을 더 유도하는 멘트를 넣어줘도 좋다. 예컨대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박수 소리가 작은 것 같아 다시 한번 인사드릴게요”라던지, 유머러스하게 “제가 생긴 것과 다르게 낯을 많이 가려서 내빈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필요합니다”라는 멘트로 웃음을 유도해도 좋다.
인사 후
감사합니다.
저는 신랑/신부 ㅇㅇㅇ 군/양과 ~~ 계기로 알게 되어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습니다.
※사회를 부탁받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 또는 계기를 생각해 보거나, 사전에 신랑신부에게 물어 이 순서에 하객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좋다. 사회자가 특별히 중요한 자리인 만큼, 하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당위를 충분히 제시해주어야 한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 주고 계신 하객 여러분들께서도 신랑과, 신부와 나누었던 소중한 추억들을 되새기며, 예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축하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신랑 ㅇㅇㅇ 군과 신부 ㅇㅇㅇ 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화촉 점화]
첫 번째 순서로 예식의 시작을 알리는 양가 어머님의 촛불 점화가 있겠습니다. 뒤쪽을 바라봐 주십시오. 조금은 설레고 긴장하신 모습으로, 양가 어머님께서 다정하게 두 손을 꼽잡고 계시는데요.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머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럼 양가 어머님이 입장하실 때 모두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양가 어머님 입장”
어머님들께서는 단상에 등단하셔서 화촉에 불을 밝혀주시겠습니다. 화촉에 불이 밝혀질 때 내빈께서는 더 힘껏 축하의 박수를 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화촉점화 후
이제 어머님들께서는 맞절을 위해 앞쪽으로 나오셔서 서로 마주 보고 서시겠습니다.
“양가 어머님, 맞절”
다음으로 내빈께 인사하겠습니다. 어머님들께서는 내빈을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양가 어머님, 내빈께 인사”
어머님들께서는 앞쪽에 마련된 좌석에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따옴표를 친 대사를 하기 전에는 양가 어머님들께 충분히 시간을 드리고, 식장 관계자나 헬퍼, 사진작가들이 무대에서 모두 빠진 것을 확인해야 한다.
[신랑입장]
다음은 신랑 입장이 있겠습니다. 뒤쪽을 바라봐 주십시오. 멋진 신랑이 서 있습니다.
※신랑 소개, 신랑에 대한 신부의 증언, 신랑이 얘기한 결혼 또는 결혼식에 대한 생각 등, 신랑을 대상으로 한 소개 멘트를 한다.
그럼 하객 여러분께서는 신랑 ㅇㅇㅇ 군이 입장할 때 뜨거운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신랑 입장!”
※신랑 입장은 보통 경쾌하고 웅장한 음악에 맞춰 힘 있게 진행한다. 따라서 “신랑 입장”도 힘주어 부르고, 신랑이 입장하는 도중에 더 우렁찬 환호와 박수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신부입장]
다음은 오늘의 주인공,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하객 여러분께서는 모두 뒤쪽을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신랑입장 때와 동일하게, 이번에는 신부를 대상으로 한 소개 멘트(신부가 어떤 사람인지, 신랑은 신부를 사회자에게 어떻게 소개했는지 등등)를 한다.
아름다운 신부 ㅇㅇㅇ 양이 입장하면, 지금 이 순간이 신부에게 평생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게 큰 박수와 따뜻한 환호성 부탁드립니다.
“신부 입장”
※신랑 입장 때와 충분히 대조되게 “신부 입장”은 차분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신랑 입장 때와 다르게 신부가 입장하는 동안에는 별다른 멘트를 하지 않고, 하객의 관심이 온전히 집중되도록 두는 것이 좋다.
[맞절]
이제 두 사람의 입장을 마치고, 하객 여러분과 가족 앞에서 성인의 예를 드리는 맞절 순서가 있겠습니다. 서로 마주 보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인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랑 신부, 맞절”
[혼인서약]
이제 신랑신부는 하객석을 바라보고 서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신랑신부의 혼인 서약서 낭독이 있겠습니다. 신랑신부는 준비가 되면 낭독해 주세요
혼인서약 낭독 후
신랑신부의 사랑이 가득 담긴 혼인 서약서를 들어봤습니다.
[예물교환]
다음은 두 사람의 굳은 서약의 정표로, 준비한 반지를 교환하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한 분께서 예물 전달을 도와주실 예정인데요. 바로 ㅇㅇㅇ 군/양이 예물 전달을 도와주겠습니다.
“화동 입장!”
큰 박수로 ㅇㅇㅇ 군/양을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최근에는 반려견이 링베어러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화동, 반려견의 예물 전달은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하객들이 이를 귀엽게 봐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환호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물 전달 후
그럼 신랑이 먼저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주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신부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신랑에게 반지를 끼워주도록 하겠습니다.
[성혼선언]
이제 두 사람의 결혼이 여러 내빈들을 모신 가운데 성스럽게 이루어졌음을 알리는 성혼선언이 있겠습니다. 주례가 없는 관계로, ㅇㅇㅇ께서 직접 성혼선언을 해주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모시겠습니다.
성혼선언문 낭독 후
이제 두 사람은 비로소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그 증인이 되어 주셨습니다.
다음은 ㅇㅇㅇ께서 두 사람의 앞날에 귀감이 될 소중한 말씀을 해주시겠습니다.
축사/덕담 후
덕담까지 들어봤습니다.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큰 울림을 주신 것 같은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축가]
이제 신랑신부를 위한 축가가 있겠습니다. 신랑신부는 축가석을 향하여 돌아 서주시기 바랍니다. 축가는 ㅇㅇㅇ이 진행해 주시겠습니다.
※여기서 축가를 하는 사람 또는 그룹과 신랑/신부의 관계를 소개해주는 것이 좋다.
결혼식 축가에는 정말 이만한 곡이 없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의 박수로 축가를 청해 듣겠습니다. 박수 부탁드립니다.
축가 후
멋진 축가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노랫말처럼 두 분도 늘 사랑하면서 행복만 나누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모/내빈께 인사]
이제 부부로서 예를 갖춘 두 사람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양가 부모님과 내빈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먼저 신부 부모님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신랑신부는 신부 부모님 가까이 자리를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신부 부모님께 “신랑신부, 인사”
다음은 신랑 부모님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신랑 부모님 가까이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신랑 부모님께 “신랑신부, 인사”
이제 신랑신부는 내빈을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오늘 두 사람을 축복해 주신 내빈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내빈 여러분께서는 큰 박수로 답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랑신부, 내빈께 인사”
※신랑신부, 그리고 양가 부모님이 흔히 눈물을 보이는 순서다. 여기서는 사회자가 적절히 위로하고, 아름답게 포장하면서 분위기가 너무 축 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랑 신부 행진]
이제 오늘 결혼식의 마지막 순서로 신랑 신부 두 사람의 행진을 준비하겠습니다. 모두 일어나 주시겠어요? 오늘 개식 때 부탁드린 것처럼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큰 박수와 호응 잘해주고 계시는데요. 마지막 순서인 만큼 남은 힘을 다 쓴다는 생각으로, 더 크게 환호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랑신부 행진”
[폐식]
양가를 대신해 결혼식에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상으로 결혼식을 모두 마치고, 곧이어 사진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니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준비 팁
이로써 주례 없는 결혼식의 식순에 맞춰 간단한 사회자 멘트와 팁을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준비하는 전반적인 팁 몇 가지를 소개하고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1) 가능한 만큼 사전에 미리 받아 보기
혼인서약, 성혼선언문, 덕담 등의 대본을 미리 받아서, 내용을 사회 대본에 녹이면 좋다. 예컨대 혼인서약을 마친 다음에 “혼인서약 잘 들어봤습니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슬픈 일이 있을 때 아무 걱정 없이 기대어 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겠다는 감동적인 혼인서약을 들어봤습니다”가 감정선을 유지하기에 더 좋은 법이다.
2) 상황에 따라 사용할 멘트 사전에 준비하기
막상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면 사회자도 당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미리 여러 가지 상황들을 상상해 보고 그에 따른 멘트를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는 순서에서 신랑신부가 눈물을 보이는 상황에 대비해 “원래 결혼식에서 흘리는 눈물은 이별이나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벅찬 기쁨과 행복의 눈물이라고 하죠”라는 식의 멘트를 준비해 두는 것이다.
3) 실제 상황에 맞게 사회 보기
대본이 있다고 해서 이를 무작정 읽는 것이 사회를 보는 게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히 따옴표가 있는 주요 멘트를 할 때는 그전에 무대의 상황을 보고, 관계자나 헬퍼, 그리고 사진사들이 모두 무대에서 빠지기를 기다린 다음에 해야 한다. 예식의 속도는 결국 사회자의 호흡에 달려 있는 만큼 차분하게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사회를 보고, 대본만 보기보다는 하객들과 눈을 맞추어 가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결혼식에서는 신랑신부나 양가 부모님들이 긴장한 탓에 사회자가 멘트를 하기 전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화촉점화의 맞절 순서에서 사회자가 멘트를 하기 전에 어머님들이 이미 맞절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럴 땐 “양가 어머님, 맞절”이라는 멘트를 얹기보다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라는 멘트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