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알프스 산자락의 마을 쿠르마요르(Courmayeur)와 몬테 비앙코
밀라노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 이동하여 알프스 근방의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에 도착했다. 아오스타 밸리는 서쪽으로 프랑스, 북쪽으로는 스위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프랑스스럽기도, 스위스스럽기도, 이탈리아스럽기도 한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이탈리아 쿠르마요르
아오스타 밸리에서도 나는 꾸르마요르(Courmayeur)라는 마을로 갔다. 꾸르마요르는 알프스의 몽블랑(이탈리아에서는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고 부른다)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중 하나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인기 있는 산악 리조트 지역으로 꼽힌다.
알고 방문한 건 아닌데, 쿠르마요르는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에서 선정한 2022년 최고 여행지 1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쿠르마요르를 13위에 올린 이유로 “관광과 보존의 균형”을 꼽았다.
꾸르마요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은 다름 아닌 몬테 비앙코 관람인데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작동하며, 주민과 자치단체 모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탈리아 쿠르마요르 시내(다운타운)
꾸르마요르에 도착해 숙소에서 짐을 풀고 먼저 시내를 구경했다. 눈으로 빼곡히 덮인 알프스 산맥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마을이라 꽤나 추울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고도 때문인지 햇빛이 무척이나 뜨거워 이내 촘촘한 건물 사이로 그늘을 찾아다녀야 했다.
점심으로는 Cadran Solaire Restaurant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추천한 로컬 식당이었다. 꾸르마요르는 치즈가 유명한 데다, 인접한 프랑스의 영향으로 프랑스식 요리가 많다.
다른 음식들도 맛있었지만 아오스타 밸리 지역의 치즈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치즈 죽 같은 음식인 ‘La Concia’가 매우 독특했다. 묵직한 옥수수의 맛과 쿰쿰한 치즈 향의 조화가 이색적이었다.
쿠르마요르 여행의 하이라이트 : 몬테 비앙코 관람
다음날 아침에는 고대하던 몽블랑을 보러 스카이웨이 몬테 비앙코(Skyway Monte Bianco)를 찾았다. 스카이웨이는 중간 지점인 파빌리온(Pavillion)까지 가는 왕복 티켓과 정상인 뿌왕뜨 엘브호네(Pointe Helbronner)까지 가는 왕복 티켓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온라인으로 구매할 시 각각 인당 25유로와 55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성인 2명과 아이 2명의 가족 패키지는 170유로이며, 반려견도 7유로 티켓을 사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의외로 강아지를 데려온 관광객이 많았는데, 반려견에게도 분명 특별하고 멋진 경험이었을 것이다.
15분 주기로 오는 케이블카를 타면 스카이웨이의 정상인 3,500미터 높이까지 금방 올라간다.파빌리온까지 4분, 파빌리온에서 뿌왕뜨 엘브호네까지 7분이 걸린다.
전망대에서는 4,800m 높이의 몽블랑과 더불어 그를 둘러싼 알프스 산맥과 3,000m 아래 산기슭에 자리 잡은 아오스타 밸리를 360도로 구경할 수 있다. 높은 고도로 인해 숨이 가빠지는 와중에도 새하얀 산들과 눈앞에 펼쳐진 구름, 정상과 다르게 푸르기만 한 협곡의 마을을 보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 꾸르마요르 여행팁!
Tip.1 꾸르마요르 근방은 꾸르마요르 버스터미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3.5유로짜리 데일리 패스 버스 티켓을 구매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다만 버스가 많지 않고, 산기슭이라 경사가 진 데다가, 은근히 주변에 구경해볼 만한 명소들이 곳곳에 있어서, 번거롭더라도 가능하면 렌터카를 빌리는 걸 추천한다.
Tip.2 스카이웨이 몬테 비앙코에서 전망대에 오르는 마지막 케이블카가 오후 2시 즈음에 출발한다.
생각보다 이른 시각에 케이블카 운행을 마치는 것이니, 일정에 참고하여 꼭 늦지 않게 가기를 바란다. 나는 점심 먹고 느긋하게 출발했다가 첫날에는 케이블카를 타지 못해 되돌아가야 했다.
Tip.3 내가 방문한 가을에도 꾸르마요르는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증언에 의하면 산기슭의 온 마을까지 눈 덮인 한 겨울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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